1화: 첫 만남, 그리고 충돌

1화: 첫 만남, 그리고 충돌

도심 한복판, 고층 빌딩들 사이에 위치한 트렌디한 카페.

세련된 분위기 속에서 한소민은 여느 때처럼 커피를 들고 노트북을 펼쳤다.

연애 카운슬러로서 그녀는 매일같이 상담을 진행하며 연애 공식을 정리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연애에도 분명한 법칙이 있으며, 그 공식을 따르면 누구든 성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그 믿음이 흔들릴 첫 번째 순간이 찾아왔다.

“한소민 씨?”

낯선 목소리에 고개를 들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날렵한 슈트 차림에 날카로운 눈매, 그리고 자신감 넘치는 태도.

그는 패션계에서 유명한 디자이너 강준호였다.

“아, 강준호 씨. 앉으세요.”

두 사람은 연애 컨설팅 프로그램을 공동 기획하기 위해 만났다.

유명 패션 브랜드가 기획한 특별 프로젝트로, 연애를 주제로 한 TV 프로그램이었다.

소민이 연애 이론을 제공하고, 준호가 이를 바탕으로 스타일링과 패션 요소를 결합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첫 만남부터 분위기는 험악했다.

“연애 공식이라… 그게 정말 효과가 있다고 믿으시는 건가요?”

준호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물론이죠. 연애도 분석할 수 있습니다.

상대의 성향과 심리를 파악하면 성공 확률이 높아져요.”

“흥미롭네요. 하지만 연애는 공식이 아니라 감정 아닙니까?

감정은 논리적으로 분석할 수 없어요.”

소민은 당황스러웠다.

그녀의 이론을 전면 부정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이렇게 처음부터 반감을 드러내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감정이 중요하다는 건 저도 동의해요.

하지만 감정을 통제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면 더 안정적인 연애가 가능합니다.”

“그건 연애가 아니라 비즈니스 같네요. 사랑은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겁니다.”

두 사람의 신경전은 점점 거세졌다.

소민은 준호가 너무 감정적이라고 생각했고, 준호는 소민이 너무 기계적이라고 생각했다.

대화가 오갈수록 목소리는 점점 높아졌다.

카페 직원이 조심스럽게 다가와 조용히 말하며

분위기를 완화하려 했지만, 두 사람은 이미 논쟁의 한가운데 있었다.

“그래서 강준호 씨는 연애 경험이 많으신가 봐요?”

소민이 도발적으로 물었다.

준호는 어깨를 으쓱이며 미소를 지었다.

“연애는 감각적으로 해야 하는 거니까요. 경험이 많다고 할 수 있죠.”

소민은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그의 자신만만한 태도가 거슬렸다.

“그렇군요. 하지만 감각만 믿다가는 제대로 된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죠.”

준호는 콧웃음을 치며 반박했다.

“그건 사람마다 다른 겁니다. 공식대로 하면 재미없는 연애가 될 수도 있어요.”

팽팽한 기싸움이 계속되었다.

카페 안의 다른 손님들이 두 사람을 흥미롭게 바라보는 것도 느껴졌지만,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

“이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만들려면 서로 협력해야 합니다.”

소민이 결국 숨을 고르고 차분히 말했다.

“동의합니다. 하지만 서로의 방식에 너무 집착하면 안 되겠죠.”

준호도 한 발 물러섰다.

긴장된 대화가 끝나고, 둘은 각자의 생각을 정리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 프로젝트가 쉽지만은 않을 거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두 사람의 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아직은 알 수 없었다.

카페를 나서며 소민은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연애를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믿어왔고,

수많은 사례를 통해 그 이론이 맞다는 확신을 얻었다.

하지만 강준호라는 인물은 그런 그녀의 신념을 처음부터 흔들어 놓고 있었다.

“재미있겠군.”

반면 준호는 카페를 나서며 흥미롭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감정이 중요한 연애에서, 공식과 법칙을 운운하는 여자를 처음 만났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녀의 논리가 완전히 틀린 것 같지는 않았다.

그 논리를 뒤집어 볼 기회가 생겼다는 생각에

그는 묘한 기대감이 들었다.

2화: 갈등 속에서 피어나는 감정

2화: 갈등 속에서 피어나는 감정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소민과 준호의 의견 충돌은 더욱 심해졌다. 매주 진행되는 기획 회의마다 두 사람은 날을 세웠고, 주변 스태프들은 숨죽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