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흔들리는 마음

3화: 흔들리는 마음

프로젝트가 점차 무르익어가면서,

소민과 준호의 관계에도 예상치 못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여전히 의견 충돌은 많았지만, 논쟁 속에서도 상대의 강점을 인정하는 순간들이 늘어났다.

촬영이 끝난 어느 날 저녁,

스태프들과 함께 한 뒤풀이 자리에서 소민과 준호는 나란히 앉게 되었다.

“강준호 씨, 생각보다 대본을 꼼꼼히 읽으시네요.”

“당연하죠. 괜히 감각만 앞세우는 사람이 아닙니다.”

소민은 피식 웃었다.

“그건 인정하죠. 사실 처음에는 감각적인 요소만 강조하는 줄 알았는데,

의외로 논리적으로 접근할 줄도 아시더라고요.”

“그쪽도 마찬가지예요. 너무 딱딱할 줄 알았는데,

감정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보이더라고요.”

그렇게 서로를 향한 인식이 미묘하게 변해갔다.

며칠 후, 한 야외 촬영장에서 예상치 못한 사건이 벌어졌다.

비 예보가 없던 날, 갑작스럽게 폭우가 쏟아졌고,

모두가 우왕좌왕하며 장비를 옮기느라 정신이 없었다.

소민은 비에 젖은 대본을 챙기려다 발을 헛디뎠고, 바로 그 순간 준호가 그녀를 붙잡았다.

“괜찮아요?”

소민은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한 준호의 눈빛에는 걱정이 담겨 있었다.

“아… 네. 괜찮아요.”

그날 이후로, 소민은 준호를 의식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경쟁자가 아닌, 한 사람으로서 그의 존재가 다르게 다가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마음을 다잡았다.

‘이건 단순한 협업일 뿐. 감정에 휘둘려선 안 돼.’

하지만 준호 역시 소민을 신경 쓰고 있었다.

그녀의 철저한 계획성과 논리가 어쩌면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하루는 소민이 준비한 시뮬레이션 장면을 연출하는 날이었다.

그녀는 배우들에게 연애 공식을 적용하며 시뮬레이션을 진행했고,

준호는 그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소민이 물었을 때, 준호는 잠시 망설이더니 솔직한 답을 내놓았다.

“솔직히? 예상보다 훨씬 설득력 있어요.”

그녀는 순간 놀랐다.

“드디어 인정하시는 건가요?”

준호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면 논리와 감각이 공존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두 사람은 점점 서로의 영역을 인정하며,

조금씩 변해갔다. 감정인지 단순한 협업인지 분명하지 않은 변화였지만,

서로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의 관계는 아직 정의되지 않았다.

갈등 속에서 피어나는 감정이 과연 어떤 결말을 향해 갈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다.

뜻밖의 동행

야외 촬영이 끝난 후, 귀가하려던 소민은 예상치 못한 문제에 직면했다.

갑작스러운 교통 체증과 차량 고장으로 인해 발이 묶인 것이다.

그때 준호가 차를 세우며 창문을 내렸다.

“태워줄까요?”

소민은 잠시 망설였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고맙습니다.”

차 안에서는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예상 외로 준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

“소민 씨, 처음에 이 프로젝트 하면서 저 짜증났죠?”

소민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요? 네. 하지만 지금은 좀 다르게 생각해요.”

“어떻게요?”

“강준호 씨가 의외로 합리적이더라고요.”

그들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어느새 긴장감이 사라지고 있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조금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러나 가까워질수록 사소한 갈등도 더 선명해졌다.

어느 날, 촬영장에서 소민이 준비한 연출 방식이 준호의 스타일과 충돌했다.

“이 장면은 감정을 서서히 끌어올려야 해요. 그래야 진정성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너무 길어지면 지루해질 수도 있어요. 강렬한 첫인상을 남기는 게 중요합니다.”

소민과 준호는 다시 신경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과 달랐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였기에 감정적인 충돌 대신 더 나은 방식을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그럼 이렇게 해보죠.”

결국, 두 사람은 절충안을 찾아냈고, 그 과정에서 서로의 방식을 조금씩 인정하기 시작했다.

4화: 감정과 이성 사이

4화: 감정과 이성 사이

소민은 촬영이 끝난 후에도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편집실 한쪽에 앉아 모니터를 바라보며 촬영본을 반복해서 돌려보았다. 그 속에는 자신이 기획한 장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