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푸른빛이 감도는 하늘 아래

10화: 푸른빛이 감도는 하늘 아래

여름방학의 끝자락,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는 오후였다.

훈련을 마친 우진은 평소보다 지쳐 있었지만,

한 통의 메시지를 받고 곧장 다시 수영장으로 향했다.

이준: 선배, 여름방학이 얼마 안 남았잖아요. 오늘 나랑 수영할래요?

우진은 메시지를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

그 말이 어딘가 아릿하게 느껴졌다.

그동안 이준과 함께한 시간이 떠올랐다.

뜨거운 여름, 그와 함께 달리던 트랙,

함께 마신 차가운 음료,

그리고 푸른빛을 느끼던 순간들.

수영장에 도착하자, 이준이 먼저 와 있었다.

투명한 물속에서 가볍게 몸을 담그고 있던 이준이 우진을 발견하자 환하게 웃었다.

“왔어요, 선배.”

우진은 천천히 걸어가며 물가에 섰다.

“갑자기 수영장이 웬 일이야.”

“그냥, 여름이 끝나기 전에 꼭 같이 오고 싶었어요.”

이준이 손을 뻗었다.

“들어올래요?”

우진은 잠시 망설였다.

여름방학이 끝나간다는 사실이 어딘가 아쉬웠다.

그래서인지 입안에서 맴돌던 말이 무심코 튀어나왔다.

“방학이 끝나기 전에 바다 가자.”

이준이 눈을 반짝이며 우진을 바라봤다.

“바다요?”

우진은 살짝 긴장한 듯 시선을 돌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방학이 끝나기 전에 바다에 가보자. 끝나가는

이 여름의 마지막을 바다로 기억하고 싶어서."

우진은 그 손을 내려다보았다.

햇빛이 수면 위에서 반짝이며 부서졌고,

이준의 손은 마치 투명한 푸른빛을 머금고 있는 듯 보였다.

그는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손을 잡았다.

둘은 함께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투명한 물이 몸을 감싸며 차갑게 스며들었다.

햇살이 물결을 따라 춤추듯 일렁였고, 그 속에서 이준이 가만히 우진을 바라봤다.

“선배.”

“응.”

“나, 계속 선배랑 같이 있고 싶어요.”

우진은 조용히 숨을 들이마셨다.

물속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숨이 막히지 않았다.

이준의 말이 천천히 가슴 깊이 내려앉았다.

“이제 어디 안 갈 거죠?”

우진은 그 말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준이 만족한 듯 웃으며 다시 물 위로 떠올랐다.

며칠 후, 두 사람은 약속대로 바다를 찾았다.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과 투명한 파도,

햇살이 부서지는 해변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준은 들뜬 얼굴로 신발을 벗어 던지고 모래사장을 맨발로 뛰었다.

“와, 진짜 멋지다! 선배, 빨리 와요!”

우진은 조금 느린 걸음으로 그를 따라갔다.

부드러운 파도가 발끝을 적셨고, 그 순간 우진은 알 수 없는 감정에 사로잡혔다.

이 풍경이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그리고 이준이 이 풍경 속에서 누구보다도 빛나 보여서.

둘은 함께 바다로 뛰어들었다.

바다는 시원했고, 햇살이 반짝이는 파도 위로 부서졌다.

이준이 물을 튀기며 웃었고, 우진도 덩달아 웃음을 지었다.

이준이 천천히 우진을 바라보았다.

바람에 머리카락이 흩날렸고, 깊고 고요한 눈빛 속에는 감출 수 없는 감정이 서려 있었다.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어요, 선배."

우진은 가만히 숨을 들이켰다.

그리고 그 순간, 눈앞에 펼쳐진 바다가 선명한 푸른빛으로 보였다.

늘 감각으로만 느껴왔던 색이, 이 순간만큼은 너무나도 분명하게,

찬란하게 펼쳐지고 있었다.

수평선 너머로 끝없이 이어지는 푸른빛.

부드러운 바람이 밀려오며 일렁이는 파도.

그리고 그 속에서 미소 짓고 있는 이준.

우진은 이준의 손을 조용히 잡았다.

그 손끝에서 전해지는 온기는 물속에서도 따뜻했다.

이준이 작게 숨을 내쉬었다.

“이제는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진이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

이준은 여전히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눈빛은 진지했다.

“선배를 좋아해요.”

파도 소리가 멀어지고,

오직 이준의 목소리만이 귓가에 선명하게 남았다.

우진의 심장이 조용히, 그러나 강하게 뛰었다.

“나도.”

이준이 깜짝 놀란 듯 우진을 바라보다가,

이내 미소를 지으며 그의 손을 다시 한 번 꼭 잡았다.

"나도 너를 좋아해, 이준아."

우진은 이준에 귓가에 속삭였다

그리고 파도 소리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네가 있는 곳에서, 나는 푸른빛을 느껴.

"우리의 하트는 푸른빛을 띠고 있다""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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