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가까워지는 거리

3화: 가까워지는 거리

육상부와 수영부의 합동 체력 훈련이 있는 날이었다.

오전부터 내리쬐는 햇볕에 운동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우진은 무덤덤한 얼굴로 몸을 풀며 수영부원들과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멀지 않은 곳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선배! 오늘도 같이 뛰어요?"

이준이었다. 그는 어느새 우진의 옆에 다가와 있었다.

활기찬 미소, 반짝이는 눈동자.

우진은 잠시 멈칫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훈련이 시작되자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나란히 뛰었다.

땀방울이 이마를 타고 흘러내렸다.

이준은 장난스럽게 우진을 흘깃 보며 속도를 높였다.

"선배, 저보다 먼저 지치면 안 돼요!"

우진은 대꾸하지 않고 속도를 맞췄다.

하지만 이상했다. 숨이 차오르는 것도,

다리에 힘이 빠지는 것도 아닌데, 묘하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리고 이준이 곁에 있을 때마다 이상하리만큼 공기가 선명해지는 것 같았다.

훈련이 끝난 후, 육상부와 수영부는 함께 스트레칭을 하며 휴식을 취했다.

이준은 우진의 옆에 자연스럽게 앉아 손을 뻗었다.

"선배, 저 오늘 기록 좀 괜찮지 않았어요?"

우진은 물을 마시며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이준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에이, 좀 더 반응해 주세요! 제가 얼마나 열심히 뛰었는데!"

우진은 그를 쳐다보다가, 별 말 없이 이준의 물병을 가져가 한 모금 마셨다.

이준이 놀란 듯이 눈을 크게 떴다.

"어? 제 물병인데...?"

우진은 조용히 물을 돌려주었다.

"괜찮다며."

이준은 순간 말문이 막힌 듯하다가 피식 웃었다.

"선배, 은근 귀엽네요."

우진은 그 말에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얼굴이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며칠 후, 이준이 수영부에 놀러 왔다.

마침 수영 훈련이 끝난 뒤였고, 몇몇 수영부원들은 자유롭게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이준은 다가와 물가에 앉더니 우진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선배! 수영하는 거 한 번 보여주세요!"

우진은 이준을 흘깃 보았다.

"네가 수영하는 거 아니었어?"

이준은 어깨를 으쓱였다.

"저는 육상부잖아요! 대신 구경할게요."

우진은 한숨을 내쉬고 조용히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차가운 물이 몸을 감쌌다. 그는 자연스럽게 물살을 가르며 수영했다.

그리고 수면 위로 올라오자마자, 물가에서 이준이 열심히 박수를 치고 있었다.

"와, 멋있다! 선배 완전 물의 신이네요!"

우진은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그 순간, 이준이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물가로 더 다가왔다.

"저도 한 번 들어가 볼까요?"

그러나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준은 발을 헛디뎌 그대로 물속으로 빠졌다.

순간 우진의 몸이 반사적으로 움직였다.

그는 즉시 이준 쪽으로 헤엄쳐 갔다. 물속에서 허우적대던 이준의 손을 잡아 끌어올렸다.

"괜찮아?"

이준은 물을 뱉으며 헛웃음을 지었다.

"어우, 생각보다 깊네요..."

우진은 그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젖은 머리카락,

물방울이 흘러내리는 눈썹, 그리고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피부.

순간, 이상하게도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이준이 자신을 올려다보며 웃었다.

"선배가 이렇게 다급한 모습, 처음 봐요."

우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깨달았다.

그가 이준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제는 예전과 다르다는 것을.

그날 밤, 우진은 잠들지 못했다.

침대에 누운 채 휴대폰을 켜고 검색창을 열었다.

'푸른빛'이란 무엇일까.

그는 색채 이론부터 시작해,

사람들에게 푸른색이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지에 대한 자료를 찾아봤다.

바다, 하늘, 그리고 차분함.

하지만 그가 이준을 통해 느끼는 푸른빛은 그런 단순한 개념이 아니었다.

화면을 스크롤하며 우진은 생각했다.

이준이 자신에게 가져다주는 감각은,

그가 이론적으로 알고 있던 '푸른색'과 같을까? 아니면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는 걸까?

그는 화면을 끄고 눈을 감았다.

머릿속에는 여전히 젖은 머리카락을 한 이준의 모습이 남아 있었다.

4화: 알 수 없는 감정

4화: 알 수 없는 감정

요즘 들어 우진은 자신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 트랙 위에서 달리는 이준을 볼 때마다, 수영장 옆에서 마주칠 때마다 그의 시선이 본능적으로

"우리의 하트는 푸른빛을 띠고 있다""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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