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이 시작된 지 이틀째 되던 날, 회사 안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직원들 사이에서 강재현과 서연을 둘러싼 소문이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다.
서연은 동료들이 은근히 자신을 떠보는 질문과 시선들에 점점 지쳐갔다.
점심시간, 서연은 조용히 식사를 마치고 싶었지만, 강재현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맞은편에 앉았다.
주변의 시선이 따갑게 느껴졌다.
“사장님, 이렇게 공개적으로 다니시면 오해를 사요.”
서연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러나 강재현은 태연하게 말했다.
“오해할 거리가 뭐가 있죠? 난 진심인데.”
그의 직설적인 대답에 서연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점점 더 느껴졌다.
그녀는 급히 식사를 끝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강재현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었다.
그날 오후, 회사 내에서 소문이 더 확산되었다. 메신저 창에서는
“한서연 씨와 강재현 사장이 사귄대”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었다.
서연은 이를 듣고 황당함과 분노가 치밀었다. 결국 그녀는 강재현의 사무실로 찾아갔다.
“사장님, 이건 아닌 것 같아요.”
그녀는 문을 닫고 단호하게 말했다.
“소문이 도를 넘었어요. 이건 제가 견딜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강재현은 그녀의 말을 듣고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알아요. 하지만 소문은 소문일 뿐이에요. 중요한 건 우리 사이의 진실이죠.”
“하지만 회사 규칙은요?”
서연은 날카롭게 되물었다.
“사내 연애 금지라는 규칙은 무시하겠다는 말씀이세요?”
그는 잠시 침묵하다가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규칙을 만든 사람도 나고, 바꿀 수 있는 사람도 나예요.
내가 책임질 테니, 당신은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그의 단호한 태도에 서연은 당황스러웠다. 그의 진심이 느껴졌지만,
그가 이렇게까지 하는 것이 옳은지 의문이 들었다.
그날 저녁, 서연은 집에서 혼자 강재현과의 대화를 곱씹었다.
그의 태도는 분명 자신을 지키고 싶어 하는 진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러나 그 진심이 그녀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더 큰 문제를 불러올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다음 날, 그녀는 출근과 동시에 들리는 동료들의 수근거림에 다시 한번 불편함을 느꼈다.
하지만 강재현은 그런 상황에도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서연을 배려하려는 태도가 더 두드러졌다.
점심시간, 그가 또다시 그녀를 따라오자 서연은 조용히 말했다.
“사장님, 너무 과하신 거 아닌가요? 이렇게까지 하면 사람들이 더 오해해요.”
그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오해를 하든 말든 신경 쓰지 않아요. 내게 중요한 건 당신이에요.”
서연은 그의 말에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었다.
그의 단호함은 그녀를 압도했지만, 동시에 더 큰 혼란을 안겼다.
일주일의 마지막 날, 강재현은 서연을 퇴근 후 회사 근처 카페로 불렀다.
두 사람은 조용한 자리에서 마주 앉았다. 그는 깊은 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서연 씨, 나는 이번 일주일 동안 내 진심을 전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리고 당신을 힘들게 한 것도 알아요. 미안해요.”
“사장님...”
서연은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저도 사장님의 마음이 진심이라는 건 알겠어요.
하지만 저는 여전히 혼란스러워요. 이게 맞는 걸까요?”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이 어떤 결정을 하든 존중할게요. 하지만 적어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서연은 그의 진지한 눈빛을 바라보며 잠시 말을 잃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수많은 의문과 감정이 얽혀 있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했다. 그는 자신을 위해 진심으로 노력하고 있었다.
그녀는 조용히 말했다.
“저도 제 마음을 더 들여다볼게요. 그리고 제 선택에 책임질 겁니다.”
그날 밤, 서연은 집으로 돌아와 한참을 고민했다. 그녀의 결심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확실했다. 그녀는 더 이상 도망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그녀의 결정이 무엇이든, 그것은 그녀의 삶을 새롭게 시작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