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진짜 마음"

9화: "진짜 마음"


며칠 후, 서연은 강재현의 진심 어린 대화를 다시 한 번 듣게 되었다.

퇴근 후 조용한 회사 로비에서 강재현은 그녀를 불러 세웠다.

그는 한 손에 커피 두 잔을 들고 있었다.

“서연 씨, 잠시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서연은 피곤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일이신가요?”

그는 그녀에게 커피를 건네며 말했다.

“이거, 당신이 좋아하는 라떼예요. 항상 오후에 마시던 거라 기억하고 있었어요.”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커피를 받았다.

“감사합니다.”

강재현은 소파에 앉아 조용히 커피를 마시며 잠시 생각에 잠긴 듯했다.

그러다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내가 너무 늦게 고백한 것 같아서 미안해요. 사실, 당신에게 다가갈 용기가 없었어요.

그런데 당신이 회사를 떠나겠다고 했을 때, 그게 나한테 얼마나 큰 충격이었는지 몰라요.”

서연은 그의 진심 어린 고백에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계속해서 말했다.

“당신이 어떤 결정을 하든 받아들일 준비가 됐어요.

하지만 그 전에, 내 마음을 전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습니다.”

그녀는 그의 말을 듣고 과거의 사소한 순간들이 떠올랐다.

강재현이 그녀의 실수를 덮어주던 일, 사소한 복지 제도를 개선하려고 노력했던 모습들.

그의 진심은 단순히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도 드러나 있었다.

“사장님…”

서연은 조용히 말했다.

“저도 사장님의 진심을 느낄 수 있어요. 하지만…”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고 눈을 감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전 아직 제 마음이 어떤지 확신이 없어요. 조금 더 시간을 주세요.”

강재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서연 씨가 내릴 결정을 존중할게요. 다만, 내가 기다리고 있다는 건 잊지 말아주세요.”


그날 밤, 서연은 집에서 커피잔을 손에 쥔 채로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마음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에게 질문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건 무엇일까? 그리고, 정말로 내게 진심인 사람은 누구일까?”


다음 날, 강재현은 평소와 다름없이 회사에서 서연을 대했다.

그는 더 이상 그녀를 압박하거나 부담을 주지 않았다.

오히려 묵묵히 자신의 업무를 처리하며 그녀를 배려하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점심시간, 이준호가 그녀를 찾아왔다. 그는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서연 씨, 같이 식사할래요? 요즘 많이 바빠 보이던데.”

서연은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마침 생각도 좀 정리하고 싶었어요.”

식당에서 두 사람은 나란히 앉았다. 이준호는 먼저 입을 열었다.

“어제 사장님과 얘기하시는 거 봤어요. 제가 참견할 일은 아니지만, 서연 씨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그녀는 그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고마워요, 준호 씨. 저도 제 행복을 찾고 싶어요. 그래서 조금 더 신중해지려고요.”

이준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선택, 제가 응원할게요. 그리고 언제든 힘들 때는 제게 얘기해 주세요.

서연 씨가 어떤 선택을 하든, 저는 당신을 지지할 겁니다.”

그의 말은 따뜻했고, 그녀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하지만 서연은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두 사람의 진심이 모두 그녀를 향해 있다는 사실이 무겁게 다가왔다.


며칠 후, 강재현은 그녀를 조용히 불러 세웠다. 그는 그녀에게 말없이 작은 상자를 건넸다.

“이게 뭐예요?”

서연이 물었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특별한 건 아니에요. 당신이 좋아하던 작은 장식품이에요. 당신 책상에 어울릴 것 같아서요.”

서연은 상자를 열어보고 작은 화병을 발견했다.

그녀는 잠시 말없이 그것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말했다.

“고마워요. 사장님.”

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제가 해줄 수 있는 건 별로 없지만, 당신이 항상 편안했으면 좋겠어요.”


서연은 두 사람의 진심을 깊이 느꼈지만, 그녀에게는 자신만의 답을 찾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녀는 더 이상 두 사람의 마음에만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선택으로 나아가기로 결심했다.

진짜 중요한 것은, 그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것이었다.

10화: 새로운 시작

10화: 새로운 시작

결국, 서연은 퇴사를 철회하며 자신의 선택을 확고히 했다. 그녀는 이제 더 이상 다른 사람의 기대나 요구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