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선배 마법소녀의 등장

3화: 선배 마법소녀의 등장

"박대리! 오늘 새로 오신 차장님 모시고 거래처 미팅 다녀와주세요."

은별은 고개를 들어 인사팀에서 데려온 새 차장을 바라보다가 놀라 굳어버렸다. 세련된 정장 차림의 여성, 김지현 차장은 그녀를 보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저 브로치... 설마...' 은별은 지현의 재킷 lapel에 달린 작은 브로치를 발견했다. 자신의 것과 비슷하지만 보라빛이 도는 진주가 박혀있었다.

"안녕하세요, 박은별 대리님. 잘 부탁드립니다." 지현이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미팅은 강남의 한 카페에서 진행되었다. 거래처와의 대화가 끝나고 둘만 남자, 지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

"스타라이트... 맞죠?"

은별은 놀라서 커피를 쏟을 뻔했다. "차, 차장님도...?"

"네. 저는 문라이트예요. 3년 차 마법소녀죠." 지현이 웃으며 말했다.

"3년이나요? 어떻게... 회사는..."

"쉽지 않죠. 저도 처음엔 많이 힘들었어요. 중요한 미팅 중에 어둠의 세력이 나타나서 화장실로 도망치듯 나가고... 한번은 프레젠테이션 하다가 급하게 자리를 비웠다가 인사고과에서 깎이기도 했죠."

"저도 그래요! 어제는 점심시간에 괴물이 나타나서..."

"아, 그거 제가 봤어요. 오피스 레이저... 참신하더라고요." 지현이 키득거렸다.

"어머, 차장님이 보고 계셨어요?"

"네. 도와주려고 했는데, 의외로 잘 해내시더라고요."

대화를 나누다 보니 은별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드디어 이해해주는 사람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차장님은 어떻게 회사 생활과 병행하세요?"

"노하우가 필요하시죠? 오늘 퇴근 후에 시간 되세요? 제가 좋은 곳을 알아요."

퇴근 후, 두 사람은 시내의 한 카페에 모였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일까. 카페에는 양복을 입은 여성들이 여럿 모여있었다.

"여러분, 새로운 멤버를 소개할게요. 스타라이트... 아니, 박은별 대리님이에요."

"어머, 신입이세요?" "몇 살이세요?" "어느 회사 다니시나요?"

은별은 당황했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여기는 직장인 마법소녀 모임이에요." 지현이 설명했다. "다들 회사 다니면서 마법소녀 활동하시는 분들이죠."

"이런 모임이 있었다니..."

"네. 서로 힘이 되어주고 정보도 공유하고... 가끔은 술도 마시면서 스트레스도 풀고요."

그때 갑자기 모든 참석자들의 브로치가 동시에 빛나기 시작했다.

"앗! 강남역 쪽에서 어둠의 기운이 감지돼요!" 한 여성이 외쳤다.

"어머, 저기 우리 회사 있는데..." "저기 우리 거래처인데..." 여기저기서 한숨 소리가 들렸다.

"자, 다들 준비하세요!" 지현이 일어섰다.

여섯 명의 마법소녀들이 동시에 변신했다. 은별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렇게 많은 직장인 마법소녀들이 있었다니!

"스타라이트, 우리의 첫 합동 작전이에요. 긴장되나요?" 지현이 물었다.

"네... 그런데 이 시간에 출동하면 내일 아침 회의에..."

"걱정 마세요. 우리에겐 비장의 무기가 있으니까요." 지현이 가방에서 뭔가를 꺼냈다.

"이게 뭔가요?"

"마법의 아메리카노예요. 이거 마시면 밤샘 근무해도 멀쩡하답니다."

은별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제야 진짜 동료를 만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자, 그럼 출발하죠! 오늘은 제가 술 살 테니까, 빨리 끝내고 회식해요!"

여섯 명의 마법소녀들이 밤하늘을 가로질렀다. 그들의 목적지는 강남역. 오늘도 야근과 함께 서울의 평화를 지키는 그들의 이중생활은 계속된다.

4화: 마감일과 운명의 날

4화: 마감일과 운명의 날

"다음 주 수요일까지 신제품 론칭 기획안 완성해주시고요, 목요일에는 임원진 발표 준비하시면 됩니다." 팀장의 말에 은별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