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마감일과 운명의 날

4화: 마감일과 운명의 날

"다음 주 수요일까지 신제품 론칭 기획안 완성해주시고요, 목요일에는 임원진 발표 준비하시면 됩니다."

팀장의 말에 은별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다음 주가 마법소녀들이 예견한 '어둠의 날'이었다. 루나가 말하길 역대 최대 규모의 어둠의 세력이 깨어난다고 했다.

"박대리, 혹시 문제 있나요?" 팀장이 은별의 표정을 살폈다.

"아니요! 잘 하겠습니다!" 은별은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회의가 끝나고 화장실에서 지현을 만났다. "차장님, 어떡하죠? 다음 주 수요일이..."

"알아요. 저도 같은 날 해외 바이어와 미팅이 잡혔어요." 지현도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이러다가 세상이 멸망하든지, 아니면 우리가 다 잘리든지..." 은별이 한숨을 쉬었다.

그때 은별의 브로치가 반짝였다. "또야?"

"은별 씨, 강남 코엑스몰에 C등급 어둠의 세력이 나타났어요!" 루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금? 아... 저 15분 후에 거래처 미팅인데..."

"제가 맡을게요." 지현이 나서려는데,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

"여보세요? 네, 사장님... 지금 당장 회의실로요? 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이럴 때는..."

동시에 핸드폰을 꺼내 마법소녀 단체채팅방을 열었다.

[긴급] 코엑스몰 C등급 출현, 대타 구함!

  • 스타라이트: 거래처 미팅
  • 문라이트: 사장님 긴급호출
  • 누가 가능하신가요? 🙏

채팅창이 조용했다. 다들 업무 중이었다.

"아무도 안 되나 봐요..." 은별이 초조해하는데, 마침내 답장이 왔다.

서브라이트: 제가 갈게요! 마침 반차 썼거든요! 문라이트: 언니 감사합니다 😭 스타라이트: 큰 신세 졌습니다...

"휴... 살았네요." 은별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다음 주의 '어둠의 날'은 어떡하지? 대타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그날 저녁, 마법소녀들이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장소는 여의도의 한 술집.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두 가지예요." 지현이 술잔을 기울이며 말했다. "하나는 모두가 당일 휴가를 내는 거고, 다른 하나는..."

"다른 하나는요?" 은별이 긴장된 목소리로 물었다.

"회사에 비상이 발생하도록 만드는 거죠."

테이블에 정적이 흘렀다.

"예를 들면... 전산시스템 다운이라든가..." 한 마법소녀가 조심스레 제안했다.

"그건 불법 아닌가요?" 은별이 걱정스레 물었다.

"세상이 멸망하는 것보다야 낫지 않나요?" 다른 마법소녀가 한숨을 쉬었다.

회의는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결국 '전산시스템 다운' 계획이 채택됐다. 다행히 마법소녀들 중에 IT팀 대리가 있었다.

"그나저나 스타라이트, 임원진 발표 준비는 잘 돼가요?" 지현이 물었다.

"아... 그것도 문제에요. 발표 전날이 어둠의 날이잖아요. 전날 밤새워 싸우고 나면 발표 때 제가 멀쩡할 수 있을까요?"

"이럴 때 필요한 게..." 지현이 가방에서 뭔가를 꺼냈다.

"마법의 아메리카노요?" 은별이 웃으며 물었다.

"아뇨, 이건 마법의 컨실러예요. 밤샘해도 티 하나도 안 나요."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다음 날 아침, 은별은 평소보다 일찍 출근했다. 컴퓨터를 켜자 수정해야 할 기획안이 화면에 떴다. 한숨이 나왔다.

그때 지현이 다가와 은별의 어깨를 두드렸다. "힘내요. 우리는 직장인 마법소녀니까요."

은별은 미소를 지었다. 그래, 이런 게 진정한 마법소녀의 능력이 아닐까?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것.

브로치가 또다시 희미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하... 오늘도 시작이네요."

5화: 운명의 날

5화: 운명의 날

수요일 아침, 은별은 떨리는 마음으로 출근했다. 오늘은 '어둠의 날'이자 기획안 마감일이었다. "박대리! IT팀에서 뭔가 문제가 있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