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진급과 성장

6화: 진급과 성장

"박은별 대리를 과장으로 승진시키는 안건에 대해 논의하겠습니다."

인사위원회가 열린 회의실에서 은별은 긴장된 마음으로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는 것을 들었다. 지난 '어둠의 날' 사태 이후 한 달이 지났다.

"박대리는 지난 신제품 론칭 프로젝트에서 전산시스템 다운 상황에서도 기획안을 완성했고, 임원진 발표도 훌륭했습니다." 팀장이 은별을 적극 추천했다.

'그게 다 마법소녀들 덕분인데...' 은별은 속으로 웃었다.

회의가 끝나고 화장실에서 지현을 만났다. "축하해요, 과장님." 지현이 장난스레 인사했다.

"아직 확정된 게 아닌데요..." "곧 될 거예요. 아, 그보다 오늘 저녁에 중요한 일이 있어요."

지현은 은별을 데리고 여의도의 한 고급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다른 마법소녀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스타라이트, 이제 진정한 시니어 마법소녀가 될 시간이에요." 루나가 갑자기 나타나 말했다.

"네? 무슨..."

그때 레스토랑의 조명이 꺼지고, 은은한 빛이 테이블 중앙에서 피어올랐다. 그 빛 속에서 새로운 브로치가 나타났다.

"이건..."

"시니어 마법소녀의 증표예요." 지현이 설명했다. "과장급 이상만 받을 수 있는 거죠."

은별은 감동스러운 표정으로 브로치를 바라보았다. 이전 것보다 더 화려하고 세련된 디자인이었다.

"이제 후배 마법소녀들도 지도해야 해요." 문라이트가 미소지었다.

"후배라뇨?"

마치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레스토랑 문이 열리고 젊은 여성이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신입사원 마법소녀 김미래입니다!" 발랄한 목소리의 20대 초반 여성이 인사했다.

"미래 씨는 이번에 우리 회사 신입으로 들어온 마법소녀예요." 지현이 설명했다.

은별은 잠시 당황했다. 자신이 후배를 지도한다니...

"선배님! 전산시스템 다운 사태 때 너무 멋있으셨어요! 저도 선배님처럼 일과 마법소녀 생활을 잘 병행하고 싶어요!"

"아... 그게... 사실 저도 아직..."

그때 모두의 브로치가 동시에 빛났다.

"어둠의 세력이 명동에 나타났어요!" 루나가 외쳤다.

"어머, 제가 처리하러 가볼..." 은별이 일어서려는데 지현이 말렸다.

"이제 미래 씨의 첫 임무니까, 과장님이 지도해주세요."

"네?! 제가요?"

하지만 시간이 없었다. 은별과 미래는 서둘러 변신했다.

"자, 미래 씨... 아니, 스타레트. 기본적인 건 배웠죠?" 은별이 긴장된 목소리로 물었다.

"네! 하지만 실전은 처음이라..."

"괜찮아요. 저도 한 달 전만 해도 당신 같았으니까..." 은별은 미소지었다. "중요한 건 마음가짐이에요. 우리는 직장인 마법소녀니까..."

"네?"

"어떤 상황에서도 일정 관리를 놓치면 안 되고, 효율적으로 처리해야 해요. 마법도 업무처럼 생각하면 돼요."

두 사람은 명동 상공으로 날아갔다. 어둠의 세력은 생각보다 약해 보였다.

"자, 실습 시작할게요. 일단 상황 파악이 중요해요. 마치 업무 보고서 쓰기 전처럼요."

은별은 자신이 이런 말을 하고 있다는 게 새삼 신기했다. 한 달 전만 해도 이런 조언을 받는 입장이었는데...

"스타레트! 왼쪽에서 공격이 들어와요!" 은별이 외쳤다.

"으악! 어떡하죠?"

"침착하세요! 마감 시간에 임원 보고 들어왔을 때처럼요!"

미래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아, 이제 알겠어요!"

전투는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 미래의 첫 임무는 성공적이었다.

"역시 과장님! 너무 멋있으세요!" 미래가 환호성을 질렀다.

은별은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마법소녀로서도, 직장인으로서도 한 단계 성장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자, 이제 돌아가서 회식 마저 할까요? 아, 과장님 취임 축하도 겸해서요!"

밤하늘을 날아가는 두 마법소녀의 모습이 달빛에 비쳤다. 은별은 생각했다. 이제야 진정한 직장인 마법소녀가 된 것 같다고.

"아참! 내일 아침 회의 자료도 준비해야 하는데..."

미래가 키득거렸다. "역시 과장님이세요!"

7화: 회사 안의 그림자

7화: 회사 안의 그림자

"박과장님, 새로 오신 전무님 인사드리러 가실 시간입니다." 은별은 김비서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지난주 부임한 서강현 전무와의 첫 대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