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과장님, 새로 오신 전무님 인사드리러 가실 시간입니다."
은별은 김비서의 말에 고개를 들었다. 지난주 부임한 서강현 전무와의 첫 대면이었다.
"네, 알겠습니다."
전무실로 향하는 길, 은별의 브로치가 미세하게 떨렸다. 평소와는 다른, 불길한 진동이었다.
'이상하다... 이런 진동은 처음인데...'
전무실 문을 열자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다. 책상 앞에 앉아있는 서전무는 40대 후반의 카리스마 있는 남성이었다. 하지만 그의 주변에는 묘한 어둠이 감돌고 있었다.
"아, 박과장님이시군요. 평가가 아주 좋더군요." 서전무가 미소지었다. 그 미소가 어쩐지 섬뜩했다.
"감사합니다..."
미팅이 끝나고 나온 은별은 곧바로 지현에게 전화했다. "차장님, 잠깐 시간 되세요?"
옥상에서 만난 두 사람. 은별이 먼저 입을 열었다. "새로 오신 전무님... 뭔가 이상해요."
"저도 느꼈어요. 어둠의 기운이..." 지현도 심각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왜 회사에..."
그때 루나가 나타났다. "조심해야 해요! 서강현 전무는 어둠의 세력과 계약한 인간이에요!"
"네? 그게 무슨..."
"인간의 욕망을 이용해 조직 내부로 침투하는 거예요. 그는 이미 여러 회사를 어둠으로 물들였어요."
은별과 지현은 충격을 받은 듯 서로를 바라보았다.
다음 날 아침,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직원들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고, 사무실 분위기는 날이 갈수록 침울해졌다.
"이상해... 다들 좀비처럼 변해가요." 미래가 은별에게 속삭였다.
"서전무님의 영향이에요. 어둠의 기운이 사람들의 마음을 잠식하고 있어요." 루나가 설명했다.
은별은 고민에 빠졌다.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다. 거리의 괴물과 싸우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어떻게 해야 하죠?" 은별이 지현에게 물었다.
"우선 증거를 모아야 해요. 서전무가 어둠의 세력과 계약했다는 걸 증명할 수 있는..."
그때였다. "박과장님, 서전무님께서 부르십니다."
은별은 긴장된 마음으로 전무실로 향했다.
"박과장님, 우리 회사를 더 발전시키고 싶지 않나요?" 서전무가 묘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네...?"
"저와 함께하면 당신의 모든 꿈을 이룰 수 있어요. 물론... 약간의 대가는 필요하겠지만." 그의 눈이 위험하게 빛났다.
은별의 브로치가 격렬하게 반응했다.
"전... 전무님, 그게 무슨..."
"당신도 알고 있잖아요? 당신이... 마법소녀라는 걸."
은별은 충격에 휩싸였다. 어떻게...?
"함께해요. 당신의 힘이 필요해요." 서전무의 주변이 어둠으로 뒤덮이기 시작했다.
그때 갑자기 사무실 화재경보가 울렸다.
"박과장님! 큰일 났어요! IT실에서 화재가...!" 김비서가 다급하게 문을 열었다.
'IT실... IT서브라이트!' 은별은 재빨리 상황을 파악했다.
"죄송합니다.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은별은 재빨리 전무실을 빠져나왔다.
복도에서 지현과 마주쳤다. "화재는 미래 씨가 일부러 낸 거예요. 서전무의 주의를 돌리려고..."
"차장님... 서전무가 제가 마법소녀란 걸 알아요."
지현의 표정이 굳었다. "그럼 이제... 정면 승부밖에 없네요."
두 사람은 눈빛을 교환했다. 이제 회사를 지키기 위한 진정한 전투가 시작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