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첫 번째 소원, 그리고 균열의 시작

2화: 첫 번째 소원, 그리고 균열의 시작

민아는 그림자의 속삭임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녀는 스스로에게 되뇌었다.

정말로 이 존재에게 소원을 빌어도 괜찮을까?

하지만 이미 그녀의 마음속에는 갈망이 자리 잡고 있었다.

평생 완벽한 후계자로 살아야 한다는 부담과 동시에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이 그녀를 옥죄었다.

그녀는 결심했다.

“내가 어디를 가든, 누구에게든 사랑받고 싶어.”

거울 속 그림자는 만족스럽게 웃었다.

“그 소원, 들어주지.”

그 순간, 다락방의 공기가 묘하게 변했다. 싸늘한 기운이 스며들었고,

어둠이 그녀를 감싸듯 퍼져나갔다. 그림자는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고,

순간 그녀의 시야가 어둡게 물들었다.

다음 날 아침, 민아는 깊은 잠에서 깨어났다.

어젯밤의 일이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하지만 무언가 달라진 느낌이었다.

학교에 도착한 순간, 그녀는 자신을 향한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졌다는 걸 깨달았다.

친구들이 그녀를 반갑게 맞이하며 한층 더 친밀하게 다가왔다.

“민아야! 오늘따라 분위기가 달라 보인다?”

“어제랑 같은 옷을 입었는데도 뭔가 더 세련돼 보이는걸?”

심지어 평소에는 그녀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사람들마저도 관심을 보였다.

강의실에 들어서자 사람들이 그녀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동아리에서도 그녀를 중심으로 대화가 흘러갔다.

마치 세상이 그녀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듯했다.

처음엔 어리둥절했지만, 곧 그것이 그림자의 힘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가 원했던 것.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이 현실이 된 것이다.

그러나 이 변화가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 지현이 묘하게 그녀를 피하는 듯했다.

예전 같으면 함께 앉아 수다를 떨었을 텐데, 지현은 민아를 멀리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점심시간, 민아는 지현을 찾아가 일부러 다정하게 말을 걸었다.

“지현아, 오늘 같이 점심 먹을래?”

지현은 잠시 망설이더니, 조용히 대답했다.

“…미안, 오늘은 다른 친구들이랑 약속이 있어서.”

그녀의 말투에는 뭔가 어색함이 묻어 있었다.

민아는 속으로 이상함을 느꼈다. 단순한 기분 탓일까?

아니면 그녀 역시 그림자의 영향을 받고 있는 걸까?

강윤 역시 태도가 달라졌다. 그는 민아를 유심히 관찰하는 듯했다.

마치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강윤은 어릴 적부터 그녀와 함께 자란 친구였다.

언제나 그녀를 챙겨주었고, 그녀를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의 시선이 달라졌다. 관심과 호감이 아닌, 경계와 의심이 담겨 있었다.

“민아.”

그가 조용히 그녀를 불렀다.

민아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응?”

“혹시… 무슨 일 있는 거야?”

그의 물음에 민아는 순간적으로 긴장했다.

강윤은 본능적으로 그녀가 변했다는 걸 느낀 걸까?

“아니, 별일 없어. 그냥 요즘 기분이 좋아서 그런가 봐.”

그녀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웃으며 대답했다.

하지만 강윤은 쉽게 수긍하지 않는 듯했다.

그는 여전히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하루하루가 달라졌다.

민아는 학교에서 점점 더 인기 있는 존재가 되어갔다.

동아리 모임에서도 중심이 되었고,

SNS에는 그녀를 언급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심지어 평소에는 그녀를 무시하던 사람들조차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처음엔 좋았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녀를 따르던 사람들의 태도가 점점 변질되었다.

단순한 호감이 아닌, 집착으로 바뀌고 있었다.

사소한 일에도 그녀를 신경 쓰고,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에 반응했다.

한 번은 동아리 모임에서 그녀가 웃으며 장난스럽게 한 말이 있었는데,

그 말을 들은 몇몇 친구들이 서로 경쟁하듯

그녀의 호의를 얻으려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지현은 점점 더 멀어졌고, 강윤은 그녀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민아는 스스로에게 되뇌었다.

‘이게 내가 원했던 거 아닌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마음속 어딘가에는 묘한 불안감이 피어올랐다.

어느 날, 강윤이 민아를 불렀다. 그는 평소보다 진지한 표정이었다.

“우리, 얘기 좀 할까?”

민아는 당황했지만, 따라나섰다. 둘은 캠퍼스 내 한적한 벤치에 앉았다.

“솔직히 말해봐. 너… 뭔가 이상해.”

그녀는 일부러 모르는 척하며 웃었다.

“무슨 소리야?”

“넌 예전부터 사람들이랑 잘 지내왔어.

그런데 갑자기 분위기가 달라졌어. 모두가 널 좋아하게 됐지만, 뭔가 이상해.”

강윤은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너… 뭔가 한 거지?”

그의 질문에 민아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강윤은 그녀의 변화를 가장 먼저 감지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자연스럽게 행동하려 했지만, 강윤은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만약… 네가 무언가 위험한 걸 건드린 거라면, 당장 멈추는 게 좋아.”

그의 목소리에는 분명한 경고가 담겨 있었다.

민아는 밤이 되자 다시 거울을 찾아갔다.

그림자는 그녀를 보며 속삭였다.

“이제 깨닫겠지? 네가 원한 것이 얼마나 강력한 힘인지.”

민아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림자의 힘이 사람들의 감정을 왜곡하고 있다는 것을. 하지만 이제 와서 되돌릴 수 있을까?

“걱정 마. 네가 원하는 걸 더 얻고 싶다면, 나는 언제든 도와줄 수 있어.”

그림자의 속삭임은 달콤하고도 위험했다.

민아는 거울을 바라보며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녀는 정말로 이 길을 계속 걸어야 하는 걸까?

3화: 그림자의 대가와 깊어지는 유혹

3화: 그림자의 대가와 깊어지는 유혹

민아는 점점 그림자의 힘을 더 의지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관심을 받는 것에서 시작되었지만, 이제는 그녀가 원하는 대로 상황이 흘러가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