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아는 두 번째 소원을 빌었다.
이제 그녀를 위협하는 사람들과 상황이 모두 사라지길 원했다.
그림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고개를 끄덕였고, 순간적으로 방 안이 깊은 어둠에 휩싸였다.
어둠 속에서 그림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소원은 이루어졌다. 이제 너를 방해하는 것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어둠이 걷히고 방 안의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하지만 민아의 가슴 한편에는 설명할 수 없는 불안이 자리 잡았다.
다음 날 아침, 민아는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공기가 달라졌음을 느꼈다.
어제까지만 해도 그녀를 따라다니며 과하게 집착했던 사람들이 더 이상
그녀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복도를 지나가도 누군가의 시선을 강하게 느끼던 순간들은 사라지고,
오히려 사람들은 그녀를 스쳐 지나가는 듯했다.
처음에는 한결 편안해진 듯 느껴졌다.
하지만 곧 불안감이 스며들었다.
민아를 향한 관심이 사라진 것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태도 자체가 묘하게 달라져 있었다.
점심시간이 되어 평소처럼 지현과 강윤을 찾아갔을 때, 더욱 확실해졌다.
지현은 민아를 보자마자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피하려 했고,
강윤 역시 어딘가 조심스러웠다.
“어, 민아야… 오늘은 따로 밥 먹으려고.”
지현이 민아를 보며 얼버무렸다.
마치 특별한 이유 없이 거리감을 두려는 듯한 태도였다.
민아는 당황스러웠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다정했던 친구였다.
“괜찮아, 나도 그냥 물어본 거야.”
민아는 태연한 척하며 자리를 떴지만, 속은 복잡했다.
강윤 역시 평소와 달랐다.
그는 아무 말 없이 그녀를 지켜보다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너… 뭔가 변한 것 같아.”
그는 전보다 더 신중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단순한 의심이 아니라, 설명할 수 없는 거리감과 안타까움이 담겨 있었다.
민아는 애써 웃으며 답했다.
“뭐가? 난 그대로인데.”
하지만 강윤은 쉽게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그의 눈빛에는 무언가 이해할 수 없는 불안이 깃들어 있었다.
그리고 민아는 그 시선을 피하고 싶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자신을 따라다니며 과하게 집착했던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그녀를 바라보던 지나친 관심도 사라졌다. 한결 편안해진 듯했다.
‘이제야 좀 정상으로 돌아왔나?’
그렇게 생각하며 안도하던 순간, 지현과 강윤을 찾아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두 사람의 태도가 어색했다.
지현은 민아를 보자마자 어딘가 불편한 기색을 보이며 피했고,
강윤 역시 말수가 줄어들었다.
“강윤아, 무슨 일 있어?”
강윤은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설명하기 힘든 거리감이 묻어 있었다.
“…요즘 뭔가 변한 것 같아.”
“무슨 말이야?”
“사람들이 널 대하는 태도가 이상해졌어.
예전처럼 따르는 사람도 없고, 그렇다고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뭔가 어색해.”
민아는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위협적인 사람들이 사라지길 원했는데… 혹시 그 영향이?’
며칠이 지나면서, 민아는 더욱 충격적인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그녀를 따르던 사람들뿐만 아니라, 그녀를 진심으로 아끼던 사람들조차
점점 그녀를 멀리하고 있었다.
그녀는 지현을 붙잡고 물었다.
“우리… 예전엔 더 친하지 않았어?”
지현은 당황한 듯 민아를 바라보았지만, 곧 애써 웃으며 말했다.
“그랬었나? 미안, 요즘 정신이 없어서.”
하지만 민아는 알 수 있었다.
지현이 자신의 존재를 점점 희미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이건 내가 원했던 게 아니야.’
그녀는 그림자를 불러야겠다고 생각했다.
늦은 밤, 민아는 다시 거울 앞에 섰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거울 속 그림자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
"네 소원이 이루어졌을 뿐이다. 네가 원한 대로, 너를 위협하는 것들은 모두 사라졌지."
“하지만… 난 사랑받고 싶었어. 사람들이 날 이렇게 멀리할 줄은 몰랐어.”
"그렇다면, 마지막 소원을 빌어야겠지."
그림자의 목소리는 더욱 부드러워졌다.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제 깨달았을 테니."
민아는 그림자를 바라보았다.
지금까지 그녀는 그림자의 힘을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으려 했지만,
결과는 항상 예상과 달랐다.
그녀는 과연 마지막 소원을 빌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