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화: 무대 뒤의 그림자

제7화: 무대 뒤의 그림자

연극부는 이제 본격적인 작품 연습에 돌입했다. 강하늘의 대본은 점점 더 다듬어졌고, 각자 맡은 역할에도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숨겨져 있던 불안과 갈등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대사가 왜 이렇게 어려운 거야?”

은별이 대본을 넘기며 투덜거렸다.

“이 단어들 좀 더 쉬운 걸로 바꿀 수는 없어?”

“너무 쉬우면 감정 전달이 약해질 거야.”

송시는 조명을 조율하며 말했다.

“관객들이 주인공의 고뇌를 느끼려면, 단어 하나하나에도 힘이 있어야 해.”

은별은 입술을 삐쭉 내밀며 말했다.

“알겠어. 하지만 그럼 내가 틀려도 탓하지 마!”

설바람은 은별의 말에 고개를 젓더니, 대본을 들고 무대 앞으로 걸어갔다.

“그럼 연습을 더 하면 되지. 틀릴까 봐 두려워할 시간에 해보는 게 나아.”

“오~ 역시 우리 주인공. 멋있네?”

은별이 장난스럽게 말하며 박수를 쳤다. 설바람은 미소를 지으면서도 속으로 작은 긴장감을 느꼈다.


몇 시간 동안 계속된 연습은 점점 더 진지해졌다. 설바람은 중요한 대사에서 자꾸 실수를 했고, 이내 얼굴이 굳어졌다.

“미안, 다시 할게.”

설바람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괜찮아, 바람아.”

하늘이 부드럽게 말했다.

“우리 모두 실수하면서 배우는 거야. 다시 천천히 해보자.”

하지만 설바람은 한숨을 쉬며 대본을 내려놓았다.

“나 때문에 다 망치는 것 같아. 진짜 이 역할을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그 말을 들은 은별은 다가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에이, 우리 다 실수하고 있어. 난 네가 이 역할에 딱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너무 자책하지 마.”

송시는 조용히 무대 뒤에서 설바람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너무 완벽하려고 하지 마. 관객은 우리가 인간이라는 걸 알고 있어. 실수조차도 연기의 일부가 될 수 있어.”


그날 저녁, 네 사람은 연습을 끝내고 부실에 모여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오늘은 조금 어려웠지?”

하늘이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런 날도 있어. 중요한 건 우리가 끝까지 해냈다는 거야.”

“맞아!”

은별이 손을 번쩍 들며 말했다.

“우리가 여기까지 온 것도 대단한 거라고. 다음 번엔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설바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작게 웃었다.

“알겠어. 고마워, 모두들.”


그날 밤, 송시는 부실에 혼자 남아 소품을 정리하고 있었다. 하늘이 그의 곁으로 다가가 물었다.

“무슨 생각해?”

송시는 잠시 망설이다 말했다.

“가끔은 내가 무대 뒤에만 있어야 하는 게 맞나 싶어. 관객의 박수 소리를 들으면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도 들거든.”

하늘은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네가 어디에 있든, 네가 만드는 무대는 빛날 거야. 그러니까 너무 고민하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송시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 그래도 난 지금 이 역할이 좋아. 우리가 함께 무대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해.”


다음날, 연극부는 다시 연습에 몰두했다. 설바람은 전날의 실수를 극복하기 위해 더욱 집중했고, 은별은 특유의 활기찬 에너지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번엔 실수 안 할 거야!”

설바람이 자신감 있게 대사를 읊자, 은별이 박수를 치며 외쳤다.

“그래, 이거지! 우리 주인공답네!”

하늘은 그들의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우리가 이렇게 서로를 이끌어갈 수 있다면, 어떤 무대든 해낼 수 있을 거야.’

그들의 무대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제8화: 무대의 불빛 아래에서

제8화: 무대의 불빛 아래에서

연극부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강하늘의 대본이 완성 단계에 이르고, 네 사람의 연습도 점점 조화를 이루어갔다. 하지만 본격적인 무대 리허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