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4: 가족과 관련된 비밀

Episode 4: 가족과 관련된 비밀

"윤나영 씨, 이번 주말에 시간 괜찮으세요?"

민재 팀장의 목소리에 나영은 잠시 당황했다. 평소라면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네, 괜찮습니다!"라고 대답했겠지만, 이번엔 그럴 수 없었다.

왜냐하면 이번 주말은 바로 그녀의 가족 모임 날이었기 때문이다.


나영의 가족은 말 그대로 에너지 넘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아버지는 동네 소문난 노래방 애호가,

어머니는 주말마다 플리마켓에서 물건을 팔며 동네 사람들과 수다를 떠는 데 달인이었다.

그리고 오빠는 심지어 집 마당에서 닭을 키우며 소소한 농업까지 하는 독특한 인물이었다.

이런 배경을 가진 나영은 가족과 관련된 이야기를 회사에서 절대 꺼내지 않았다.

그녀는 사내에서 늘 깔끔하고 차분한 이미지를 유지하려 했고,

가족의 시끌벅적한 일상이 알려지면 그 이미지는 산산조각날 게 분명했다.


"이번에 프로젝트 팀 회식 대신 작은 워크숍을 하기로 했는데, 간단히 점심을 먹으며 얘기 나누는 자리예요."

민재 팀장의 설명에 나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점심 정도는 괜찮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네, 참석할게요."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장소를 듣는 순간 그녀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장소는 근처 마을의 작은 농가 레스토랑이에요. 직접 재배한 채소로 음식을 만들어주는 곳이라 맛있다고 하더라고요."

그 농가 레스토랑은 바로 나영의 가족이 운영하는 곳이었다.

그녀는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왜 하필 그곳이지? 설마 우리 가족이 그날 일하는 건 아니겠지?’


그리고 주말이 되었다. 나영은 최대한 조용히 그날의 워크숍에 참석하려 했지만,

민재 팀장과 동료들이 함께 레스토랑에 도착하자마자 그녀의 최악의 악몽이 현실이 되고 말았다.

"어서 와요!"

현관문을 열고 나온 사람은 다름 아닌 나영의 아버지였다.

그는 특유의 호탕한 목소리로 사람들을 맞이하며 웃었다.

"오늘은 특별히 딸이 회사 사람들을 데려왔다고 해서 준비 많이 했어요!"

나영은 당황해서 아버지의 팔을 붙잡았다.

"아빠! 너무 과하게 말씀하시지 마세요."

하지만 아버지는 이미 멈출 생각이 없었다.

"왜? 이왕 온 거 다들 즐기고 가셔야지!"


점심 식사가 시작되고, 나영의 어머니는 직접 만든 김치를 자랑하며 테이블 사이를 돌아다녔다.

그녀는 민재 팀장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우리 나영이가 회사에서도 잘하죠? 사실 이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아주 야무졌어요."

나영은 얼굴이 빨개져서 어머니를 말리려 했지만, 어머니는 이미 민재와 대화를 나누며 웃고 있었다. 민재는 어머니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요. 윤나영 씨는 늘 열심히 하세요. 정말 믿음직한 팀원이에요."

민재의 칭찬에 어머니는 기뻐하며 말했다.

"역시 우리 딸을 잘 알아보시는구나!"


식사가 끝난 뒤, 나영은 한숨을 돌리려는 찰나, 오빠가 닭장을 손질하며 다가왔다.

"나영아, 너 회사 사람들한테 닭장 구경시켜 줘야 하는 거 아니야?"

"오빠! 그런 거 안 해도 돼!"

하지만 민재 팀장은 웃으며 말했다.

"닭장이요? 재미있겠는데요. 가보죠."

결국 나영은 민재와 동료들을 데리고 마당으로 갔다.

닭들이 우르르 몰려들자 민재는 놀란 듯 웃음을 터뜨렸다.

"정말 독특한 경험이네요. 윤나영 씨, 이런 곳에서 자라셨다니 신기해요."

나영은 민망한 듯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민재는 그런 나영을 따뜻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이런 모습도 윤나영 씨답고 좋아요. 평소보다 훨씬 더 편안해 보여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영은 민재와의 대화가 계속 떠올랐다.

그녀의 비밀스러운 가족 이야기가 밝혀졌음에도 민재는 여전히 그녀를 다정하게 대했다.

오히려 그녀의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그녀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하는 듯했다.

‘이 사람이 정말 날 있는 그대로 봐주고 있는 걸까?’

나영은 설렘과 불안이 뒤섞인 마음으로 다음을 준비하기로 했다.

그녀의 비밀들은 여전히 그녀와 함께였지만, 이제는 조금씩 열어도 괜찮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Episode 5: 민재의 과거와 나영의 반전 모습

Episode 5: 민재의 과거와 나영의 반전 모습

나영은 회사 식당에서 민재와 함께 점심을 먹고 있었다. 분위기는 평소보다 더 부드러웠다. 가족 농가에서의 해프닝 이후, 민재는 나영에게 더 가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