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밤은 생각보다 조용하지 않았다.
아자젤이 머무르던 골목에 갑작스러운 비명이 울려 퍼졌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소리가 난 쪽으로 향했다.
한 무리가 어떤 인간을 위협하고 있었다. 그들은 흉기를 들고 있었지만,
아자젤에게는 그저 장난감처럼 보였다. 그는 천천히 다가가 흥미로운 표정으로 물었다.
"이런 상황이 인간들 세계에선 흔한가?"
무리 중 한 명이 그를 돌아보더니 비웃었다.
"뭐야, 이 코스프레충은? 이봐, 꺼져!"
아자젤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뻗었다. 그의 손끝에서 검은 불꽃이 피어올랐고,
무리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위협을 받던 이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당신… 뭐죠?"
그는 여유롭게 대답했다.
"마왕이다. 인간 세계를 구경하러 왔지."
그러나 그 순간, 하늘에서 빛이 쏟아졌다.
아자젤의 표정이 굳었다. 그의 숙적 미카엘이 공중에 서서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자젤, 너의 장난은 여기까지다. 이제 시작해 볼까?"
아자젤은 미소를 지우며 검을 꺼내들었다.
그의 눈이 빛났고, 싸늘한 기운이 골목을 휘감았다.
"좋아. 첫 번째 라운드다. 네가 원하는 대로 해보지."
그들의 대결은 이제 막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미카엘은 허공에서 빛의 창을 만들어내며 말했다.
"이곳은 네가 있을 곳이 아니다, 아자젤. 돌아가라."
아자젤은 가볍게 웃으며 검을 휘둘렀다.
"그 말을 하는 순간 이미 네가 나를 막을 수 없다는 걸 증명한 셈이지."
미카엘이 먼저 움직였다. 그의 창이 빛을 가르며 아자젤을 향해 돌진했다.
아자젤은 몸을 돌려 피하며 반격을 시도했다.
검은 에너지가 날카로운 검격이 되어 미카엘을 덮쳤지만, 미카엘은 빛의 방패를 펼쳐 막아냈다.
골목의 바닥이 충격으로 갈라지고, 주변의 가로등이 깜빡거리며 전력이 불안정해졌다.
사람들은 두려움에 휩싸여 멀리서 이들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제야 조금 흥미로워지는군."
아자젤이 피식 웃으며 검을 고쳐 잡았다.
미카엘은 다시 창을 쥐며 경고했다.
"이 싸움으로 인해 인간들에게 피해가 가선 안 된다."
"그건 네 문제지, 미카엘."
아자젤은 차갑게 말했다.
"나는 내 재미를 찾아왔을 뿐이야."
순간, 두 사람은 동시에 움직였다. 빛과 어둠이 충돌하며 도심 한가운데에서 전투가 펼쳐졌다.
검은 불꽃과 신성한 빛이 뒤엉켜 도시의 하늘을 수놓았다.
한편, 근처 건물 옥상에서 한 소년이 스마트폰을 들고 있었다.
그는 신이 난 듯 화면을 향해 외쳤다.
"이거 실화냐? 라이브 방송 켰다! 지금 전설의 대결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여러분, 믿기 힘드시겠지만… 천사랑 마왕이 싸우고 있어요!"
전 세계 사람들이 곧 이 기이한 싸움을 목격하게 될 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