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의 포효가 들판을 뒤흔들었다. 아자젤과 미카엘은 각자 자신만의 에너지를 끌어올리며
거대한 괴물과의 싸움을 준비했다. 빛과 어둠이 각각의 방식으로 움직이며
서로 다른 색채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저 녀석은 단순한 괴물이 아니다,"
아자젤이 말했다. 그의 눈은 괴물의 심장 부근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 속에 뭔가가 숨겨져 있어."
미카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내 감각으로도 느껴진다. 그것은 인간들의 절망과 분노가 뒤엉킨 에너지다.
그들이 만들어낸 또 다른 위협이지."
괴물은 그 말을 들었다는 듯 갑자기 속도를 올리며 그들에게 돌진했다.
거대한 팔이 땅을 내리치자,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졌다.
아자젤은 검을 휘둘러 어둠의 방어막을 생성했고,
미카엘은 날아오는 파편을 빛의 방패로 막아냈다.
"미카엘! 그 괴물의 움직임을 막아라. 내가 중심을 노리겠다,"
아자젤이 외쳤다.
미카엘은 창을 높이 들며 빛의 에너지를 집중시켰다.
"너의 계획을 믿어보지. 하지만 실패하면 내가 직접 끝내겠다."
빛의 창이 하늘을 가르며 괴물의 다리에 정확히 명중했다.
괴물은 비틀거리며 잠시 균형을 잃었지만,
곧 다시 자세를 바로잡고 분노에 찬 울음을 내질렀다.
그 틈을 놓치지 않은 아자젤은 그림자처럼 괴물의 옆구리를 타고 올라갔다.
"이제 끝내주지!"
그는 어둠의 검을 높이 들어 괴물의 심장을 향해 내려찍었다.
검이 심장을 관통하자 괴물은 크게 포효하며 몸부림쳤다.
그러나 그 순간, 심장 속에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뭐지?"
아자젤이 놀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 연기는 단순한 에너지가 아니었다.
그것은 누군가의 의지, 그리고 증오가 응축된 존재였다.
미카엘이 괴물의 위에서 떨어지는 아자젤을 받아내며 말했다.
"이 괴물의 정체가 단순한 무기가 아니라는 것이 확실해졌다.
이 연기는 더 큰 존재의 일부일지도 모른다."
그 순간, 들판 위에 또 다른 울림이 퍼졌다. 이번엔 더 많은 괴물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늘에서, 그리고 땅속에서 무수히 많은 존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대로는 우리가 밀리겠군,"
아자젤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
미카엘은 잠시 눈을 감고 기도를 올렸다.
"우리가 협력하지 않으면 이 세계는 끝장이다. 네가 비록 마왕일지라도, 지금은 함께 싸워야 한다."
아자젤은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
"이게 네가 말한 씨앗의 결과인가? 네놈의 희망이 이런 걸 불러왔다면, 책임은 져야겠지."
둘은 다시 한 번 힘을 합쳤다. 어둠과 빛이 교차하며 들판 전체를 휘감았다.
이제 그들은 단순히 적이 아닌, 세상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동료였다.
괴물들은 점점 더 강해졌고, 수가 불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자젤과 미카엘은 이에 굴하지 않고 공격을 퍼부었다.
미카엘이 창을 하늘로 던지자, 빛의 결계가 생성되며 괴물들을 감쌌다.
그 틈을 타 아자젤이 어둠의 검을 휘둘러 결계 안의 괴물들을 하나씩 베어갔다.
전장은 불타는 빛과 검은 그림자가 엮인 혼돈의 장이 되었다.
그러나, 그들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괴물들은 끊임없이 나타났다.
아자젤이 이를 악물었다.
"이건 끝이 없군. 우리가 직접 그 근원을 찾아야 한다."
미카엘은 주변을 살피다 한 곳을 가리켰다.
"저기… 저것이 원흉이다."
그들이 바라본 곳에는 거대한 검은 균열이 떠 있었다.
그 균열 속에서 끊임없이 괴물들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자젤은 검을 고쳐 쥐었다.
"좋아. 그럼 저걸 부수러 가자."
미카엘이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금 창을 들었다.
"함께 끝을 보자."
빛과 어둠의 협공이 다시 한 번 시작되었다. 이 전투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두 존재는 이제 서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