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두 마음의 거리

13화: 두 마음의 거리

수현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의 마음을 얻어내겠어요."

루시안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악마왕이라는 존재가 인간에게서 이런 말을 들으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던 듯했다. 그는 잠시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렸다.

"그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어려운 일일지 몰라도, 시도조차 하지 않는 건 더 비겁한 일이에요."

수현의 단호한 대답에 루시안은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어딘가 쓸쓸했다.

"그래, 그럼 내가 너에게 기회를 주지."

루시안은 손을 들어 허공에 검은 장미꽃을 피워냈다. 장미는 그녀의 손목 문양처럼 붉은빛을 띠며 이내 그녀 앞에 떨어졌다.

"이 꽃을 받아라. 그리고 내 질문에 대답해봐라."

수현은 꽃을 손에 쥐고 고개를 끄덕였다.

"뭐든 물어보세요."

루시안은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와 물었다.

"네가 나의 마음을 원한다고 했다. 그럼 넌 정말 나를 두려워하지 않는가?"

그의 질문에 수현은 잠시 망설였다. 솔직히 말하면, 그녀는 루시안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는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존재였고, 그의 힘은 너무나도 강력했다.

하지만…

"두렵지만, 그게 당신을 미워하는 이유가 될 순 없어요."

루시안의 눈이 가늘어졌다.

"두렵지만 미워하지 않는다?"

"네. 당신이 어떤 존재이든, 난 당신을 있는 그대로 보고 싶어요. 그게 악마든 인간이든 상관없어요."

그녀의 말에 루시안은 고개를 젓고 낮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 말을 하는 인간은 네가 처음이다."

수현은 단호하게 말했다.

"당신이 마음을 열지 않으면, 영원히 아무도 당신을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

루시안은 깊은 한숨을 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너는 생각보다 고집이 세군."

"맞아요. 저도 제가 고집이 센 걸 잘 알아요."

수현은 장미꽃을 쥔 손에 힘을 주며 루시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래서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루시안은 잠시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마침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그렇다면 내가 너에게 또 다른 시험을 주겠다."

수현은 그의 말에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또 시험이요?"

루시안은 손을 들어 허공을 갈랐다.

그러자 검은 문이 그녀 앞에 나타났다. 문 안에서는 희미한 빛이 새어나왔다.

"이 문을 통해 들어가면 네가 진정한 두려움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수현은 문을 바라보았다. 안에서 느껴지는 기운은 묘하게 익숙하면서도 무서운 느낌을 주었다.

"이 안에 뭐가 있죠?"

루시안은 조용히 대답했다.

"네가 가장 두려워하는 진실이 기다리고 있다."

수현은 잠시 망설였다. 그러나 그녀는 곧 주먹을 꽉 쥐고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제가 가서 확인할게요."

루시안은 그녀를 바라보며 속삭였다.

"하지만 기억해라. 그 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넌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수현은 그의 경고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돌아올 거예요. 반드시."

그녀는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문 안은 끝없는 어둠이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수현은 희미한 빛을 발견했다.

그 빛 속에는 익숙한 모습이 서 있었다.

"엄마…?"

수현은 숨을 삼키며 걸음을 멈췄다.

빛 속에는 그녀의 어머니가 서 있었다.

"왜… 왜 여기에 계세요?"

그러나 어머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를 바라보며 슬픈 미소를 지었다.

"너를 지키기 위해서야, 수현아."

수현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지키기 위해서라니…?"

그 순간, 어머니의 모습이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몸에서 검은 덩굴이 뻗어나오고, 그녀의 얼굴은 점점 일그러졌다.

"악마가 너를 노린다, 수현아. 하지만 넌 나를 구할 수 있을까?"

수현은 충격에 휩싸인 채, 한 걸음 물러섰다.

"이건… 꿈이 아니야. 이건 진실이야."

14화: 악몽의 진실

14화: 악몽의 진실

수현은 눈앞에 서 있는 어머니의 모습이 점점 일그러지는 것을 보고 몸이 굳었다. 검은 덩굴이 어머니의 발밑에서부터 뻗어나왔고, 그녀의 얼굴에는 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