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결혼 하셨나요…?

10화: 결혼 하셨나요…?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던 두 사람은

이제 전보다 더 단단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H는 더 이상 떠오르는 스타가 아닌, 명실상부한 톱 아티스트로 자리 잡았고,

민주 역시 업계에서 인정받는 기획자로 성장했다.

H는 꾸준한 음악 활동과 연기 도전으로 다방면에서 성공을 거두었고,

그의 이름은 이제 글로벌 무대에서도 당당히 빛나고 있었다.

그는 여전히 무대 위에서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가끔씩 혼자 남는 순간이면 문득 떠오르는 얼굴이 있었다.

‘잘 지내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할 때면,

그는 자신의 선택이 옳았는지 되묻곤 했다.

민주는 바쁜 회사 생활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차근차근 이루어 나가고 있었다.

그녀는 음악 기획자로서 다수의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며,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기획을 선보였다.

가끔 H의 음악을 듣는 순간이 있었지만, 이제는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를 좋아했던 시간은 여전히 소중했으니까.

그러던 어느 날, 운명처럼 두 사람은 다시 마주치게 된다.

한 해외 음악 페스티벌에서,

민주가 담당한 프로젝트 팀과 H가 같은 행사에 참석하게 된 것이다.

서로의 존재를 알지 못한 채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던 중,

백스테이지에서 우연히 시선이 맞닿았다.

그 순간, 시간이 멈춘 듯했다.

서로에게 다가가기까지 몇 초의 시간이 걸렸지만, 마주한 순간 두 사람은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이에요.”

“정말 오랜만이네요.”

5년 전의 감정이 다시 되살아나는 듯한 기분.

그러나 이번에는 더 이상 도망치지 않기로 했다.

주말, 두 사람은 예전에 자주 갔던 카페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

카페에 들어선 순간, 민주와 H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 카페는 달라진 게 없어요."

민주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H도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러네요. 그대로네요."

자리에 앉으며 민주가 H를 바라보았다.

"더 멋져졌네요."

H는 살짝 머쓱한 듯 웃으며 답했다.

"민주 씨도 더 멋져졌어요."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지난 5년 동안의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커리어에서의 성공, 새로운 도전, 그리고 변화된 일상들.

하지만 둘 사이에는 여전히 흐르는 묘한 긴장감이 있었다.

그리고 그 긴장감 속에서, H는 잠시 망설이다가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결혼을 하셨나요...?"

질문을 받은 민주는 순간 가슴이 두근거렸지만,

이내 웃으며 농담처럼 대답했다.

"저 했어요."

H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아... 역시 하셨구나..."

그러자 민주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말을 덧붙였다.

"저 일이랑 결혼했어요. 하하하!"

H는 짧은 침묵 끝에 안도한 듯 웃음을 지었다.

민주는 자연스럽게 물었다.

"H는 결혼 기사가 없으니 결혼은 안 하셨을 거고... 만나는 분 있으신가요?"

H는 순간 망설였지만 솔직하게 답했다.

"저 없어요... 민주 씨랑 헤어지고 저도 일이랑 결혼했거든요."

민주는 예상하지 못한 대답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녀는 살짝 웃으며 되물었다.

"그럼 이제 우리 다시 만나볼까요?"

민주는 떨리는 마음을 숨기며 태연한 척 물었다.

그러나 H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요, 민주 씨."

민주는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당황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H는 이내 미소를 머금으며 눈을 마주 보았다.

"우리 연애 말고, 결혼해요."

H의 단호한 목소리에 민주의 눈이 커졌다.

그녀는 그의 말을 곱씹듯 바라보았다.

그동안의 시간, 서로를 잊지 못했던 마음,

그리고 다시 만난 지금. 이 모든 것이 그녀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H는 그녀의 손을 조심스레 잡았다.

"5년 동안 당신을 단 한순간도 잊어본 적이 없어요.

이제는 정말 당신을 놓치고 싶지 않아요."

민주는 말없이 그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떨리는 손끝, 조심스러운 눈빛,

그리고 간절한 마음. 모든 것이 진심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조용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덕질의 끝, 그것은 바로 사랑이었다. 💖

"덕질의 끝"" 에피소드

더 많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