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행복했더라?"
이민주는 카페 창가에 앉아 핸드폰 화면을 터치하며 활짝 웃었다.
퇴근 후 녹초가 되어 있던 그녀였지만,
스마트폰 속에서 빛나는 H의 얼굴을 보는 순간 피로가 싹 풀렸다.
오늘도 어김없이 올라온 영상 속에서 H는 환하게 웃으며 팬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아, 진짜 너무 좋아...행복하다 진짜.."
그녀는 무심코 중얼거렸다.
딱 한 달 전만 해도, 그녀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매일 반복되는 출근과 퇴근, 잦은 야근, 쌓여가는 업무까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우연히 본 영상 하나가 그녀의 삶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친구가 "이거 한번 봐!" 하며 링크를 보내준 라이브 무대 영상.
무심코 눌러 본 순간, 그녀는 H의 무대에 단번에 매료되었다.
H, 그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
본업을 할 때 가장 빛나는 사람. H가 그랬다.
무대에 오르는 순간,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마이크를 잡고 노래하는 순간부터 눈빛이 바뀌고,
무대 위를 자유롭게 누비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단 한 마디의 가사만으로도 감정을 전달하는 능력,
절정의 순간마다 터져 나오는 고음,
그리고 온몸으로 음악을 표현하는 그의 퍼포먼스는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한 편의 예술 작품 같았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의 표정 하나하나에는 감정이 담겨 있었다.
음악이 슬픈 곡이면 그의 눈빛에서도 자연스럽게 애절함이 묻어났고,
밝은 곡을 부를 때는 팬들과 눈을 맞추며 미소를 지었다.
무대 위에서 그는 그 어떤 배우보다도 뛰어난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가수인 동시에 완벽한 퍼포머였다.
H는 5인조 인기 아이돌 그룹 **'VORTEX'**의 메인 보컬이었다.
흔히 아이돌 하면 춤과 퍼포먼스를 떠올리지만, H는 그 이상이었다.
단단하면서도 감미로운 음색,
무대 위에서 감정을 담아 노래하는 그의 모습은 팬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무대 아래에서도 그는 팬들을 향해 언제나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한 명 한 명을 소중하게 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인터뷰에서도 팬들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고,
소소한 순간에도 유머 감각을 발휘하며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무대 위에서는 강렬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아티스트였다면,
평소에는 장난기 많고 다정한 사람.
그 상반된 매력이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이민주도 그 중 한 사람이 되었다.
그날은 유난히 힘든 하루였다.
직장에서 상사의 끊임없는 잔소리, 쌓여가는 업무,
그리고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
퇴근 후 친구와 만나 하소연하던 중, 친구가 갑자기 핸드폰을 내밀었다.
"너 요즘 너무 힘들어 보여. 이거 한번 봐, 진짜 힐링 된다니까?"
링크를 눌렀을 때, 화면 속에서는 H가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있었다.
부드러우면서도 힘 있는 목소리, 감정을 담아 춤을 추는 모습,
그리고 마지막에 카메라를 바라보며 지은 미소.
그 순간,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안해졌다.
지친 하루 끝에 만난 작은 위로 같았다.
"...뭐야, 이 사람? 너무 멋있잖아."
그렇게 시작된 덕질이었다.
출근길이 즐거워졌다.
지루했던 지하철 안에서도 H의 영상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회사에서 지친 순간마다 그의 노래를 들으며 힘을 냈고,
힘든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은 늘 H의 콘텐츠였다.
단순한 취미가 아니었다.
그는 그녀의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는데 큰 역할을 하는 존재였다.
민주는 점점 H의 팬이 되어 갔다.
처음에는 영상만 보던 그녀가 어느새 굿즈를 찾아보고,
팬카페에 가입하고, 콘서트 일정까지 체크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어느새 주변 사람들과 대화할 때도 H의 이야기를 하는 순간이 많아졌다.
점심시간에도, 퇴근길에도 그녀의 머릿속은 H로 가득 차 있었다.
H의 무대 영상이 없는 하루는 상상할 수도 없었다.
그는 이제 단순한 가수가 아니라, 그녀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이거 완전 덕질 시작 아닌가?"
처음엔 웃어넘겼지만, 이미 그녀의 하루는 H로 가득 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