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달의 짝이 된 밤

1화: 달의 짝이 된 밤

달빛이 유난히 밝게 빛나는 밤이었다.

은빛 광채가 깊고 거대한 숲을 부드럽게 감싸며

나뭇잎 위에 흔적을 남겼다.

바람은 조용히 숲을 스치고 지나가며 나뭇가지 사이에서 속삭였다.

어딘가에서 희미한 부엉이 울음소리가 들렸고,

작은 짐승들이 바스락거리며 그림자 속으로 사라졌다.

엘레나는 숨을 몰아쉬며 나무 사이를 달리고 있었다.

그녀의 가녀린 몸이 어둠 속을 가르며 앞으로 나아갔다.

차가운 밤공기가 뺨을 스치고, 헝클어진 갈색 머리카락이 휘날렸다.

발밑에서 마른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소리가 작게 울렸다.

가녀린 손이 거친 나뭇가지를 밀어내면서도,

그녀의 눈빛은 여전히 두려움과 긴장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길을 잃었다.

아니, 단순히 길을 잃은 것이 아니라,

무언가에 의해 이곳으로 끌려온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오늘 밤, 마을에서는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달맞이 축제’라고 불리는 이 행사는

마을 사람들이 한 해의 평안을 기원하며 신께 바치는 밤이었다.

하지만 엘레나는 처음부터 그 축제에 어울릴 수 없는 사람이었다.

고아, 외톨이, 이방인.

마을 사람들은 그녀를 그렇게 불렀다.

엘레나는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마을 외곽에 홀로 사는 미르타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할머니는 약초를 캐고 마을에서 치료를 해주며 살아갔지만,

사람들은 그녀를 ‘마녀’라 불렀다.

마녀의 손에서 자란 엘레나 또한 ‘저주받은 아이’라며 손가락질을 받았다.

마을 사람들은 그녀를 멀리했고,

그녀 역시 그런 시선에서 도망치듯 숲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숲은 마을 사람들과 달리 그녀를 거부하지 않았다.

바람의 속삭임, 나뭇잎의 흔들림, 동물들의 발자국 소리까지…

숲속의 모든 것은 그녀에게 익숙하고도 친숙한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이곳은 그녀가 아는 숲이 아니다.

어쩐지 나무들이 더 높고, 그림자가 더 깊었다.

길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걸음을 옮길수록 낯선 곳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어디선가 그녀를 부르는 듯한 속삭임이 들렸다.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일까?

아니면…

“——크르르르.”

갑자기 날카로운 소름 끼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엘레나는 본능적으로 몸을 멈추고 숨을 죽였다.

눈앞에 거대한 늑대가 서 있었다.

달빛을 받아 윤기가 흐르는 검은 털, 붉게 빛나는 눈동자.

보통의 늑대와는 달랐다.

그 크기부터가 이미 사람이 탄 말을 능가할 정도였고,

무엇보다 눈빛이… 너무나도 인간적이었다.

단순한 야수의 본능이 아니라, 깊고 강렬한 무언가를 담고 있었다.

엘레나는 숨을 삼켰다.

늑대는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두 눈이 이글거리며 타올랐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도망쳐.”

머릿속에서 누군가 속삭였다.

그 순간, 늑대가 한 걸음 앞으로 나아왔다.

바닥의 낙엽이 사각거리며 늑대의 거대한 발 밑에서 으스러졌다.

그리고 그 순간, 엘레나의 손목이 타오르듯 뜨거워졌다.

“아…!”

그녀는 반사적으로 손목을 움켜쥐었다.

피부 위에서 희미한 달 모양의 문양이 빛나고 있었다.

은빛 달빛과 같은 빛이 퍼져나가면서, 무언가 그녀를 감싸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늑대가 멈추고,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붉은 눈동자가 흔들리는 듯했다.

그리고 그 순간——

늑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니, 움직인 것이 아니었다. 변해갔다.

검은 그림자가 소용돌이처럼 일렁였고,

짐승의 형태가 서서히 바뀌었다.

거대한 늑대의 모습이 서서히 인간의 형체로 변하며,

피할 수 없는 강렬한 존재감이 그녀를 휘감았다.

그곳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키가 크고, 단단한 근육이 드러나는 어둠빛 옷을 걸친 남자.

길고 날렵한 팔다리, 짙은 흑발,

그리고 짐승의 강렬함이 남아 있는 듯한 붉은 눈동자.

그는 한 발짝 더 다가오더니, 고요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나의 짝이 되었다.”

그 말과 함께, 엘레나는 숨이 멎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2화: 늑대의 추적

2화: 늑대의 추적

마을로 돌아온 엘레나는 여전히 숨이 가빴다. 어두운 숲속에서 자신을 쫓아온 붉은 눈동자의 남자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가 내뱉은 말 또한

"달이 선택한 연인""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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