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두 번째 인생, 첫 번째 사랑

10화: 두 번째 인생, 첫 번째 사랑

도윤의 회사는 서진의 도움 덕분에 점차 안정을 찾아갔다.

새로운 투자처를 확보하고,

내부 구조를 정비하면서 위기를 극복해 나갔다.

도윤은 서진과 함께 보낸 시간이

단순한 비즈니스적 협력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가 곁에 있어 주었기에 버틸 수 있었고,

더 나아가 앞으로 함께할 미래를 꿈꿀 수 있었다.

서진 역시 자신의 커리어에 집중하고 있었다.

출판 기획자로서 인정받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고,

그녀가 담당한 도서들이 점차 좋은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면서도, 어느새 도윤과 함께하는 시간이 자연스러워졌음을 느꼈다.

어느 저녁, 도윤은 서진에게 제안했다.

“우리, 예전에 자주 가던 곳들 한 번 가볼래?”

서진은 잠시 놀란 듯하다가, 이내 미소를 지었다.

“추억을 되새겨보자는 거예요?”

“응. 그때와 지금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확인하고 싶어.”

두 사람은 과거 데이트했던 장소들을 다시 찾아갔다.

처음 손을 잡았던 공원,

함께 늦은 밤까지 이야기 나누던 작은 카페,

그리고 서진이 좋아했던 서점까지.

모든 곳이 그대로였지만, 그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만큼은 달라져 있었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서진이 조용히 말했다.

“예전엔 이런 여유도 없이 바쁘게 살았던 것 같아요.”

도윤은 그녀의 말을 곱씹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난 늘 회사 일에만 매달렸고, 널 뒷전으로 미뤘지.”

“그땐… 조금 외로웠어요.”

서진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하지만 이제는 알아요. 도윤 씨도 나름의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었다는 걸.”

도윤은 그녀의 손을 조심스럽게 잡으며 말했다.

“이번에는 널 혼자 외롭게 두지 않을 거야.”

시간이 흐르면서 두 사람은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관계를 회복해 나갔다.

도윤은 예전처럼 일에 몰두하기보다는,

서진과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균형을 맞춰 나갔다.

서진 역시 도윤이 진정으로 변했음을 믿어보기로 했다.

어느 날, 도윤은 서진에게 특별한 저녁 식사를 준비했다.

그가 직접 요리한 음식들이 테이블에 놓였고, 서진은 놀란 듯 미소를 지었다.

“이걸 직접 했다고요?”

도윤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응, 네가 좋아하는 음식들로 준비해 봤어. 맛은 보장 못 하지만.”

서진은 한 입을 먹어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보다 괜찮네요.”

“그럼 다행이고.”

도윤은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제 이런 일상도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어.”

서진은 그를 바라보며 작게 웃었다.

“우리, 정말 잘할 수 있을까요?”

도윤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엔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야.”

그 순간, 서진은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기로 했다.

도윤의 변화는 단순한 후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두 번째 인생에서 두 사람은 진정한 사랑을 완성해 가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서진의 마음 한편에는 작은 불안이 남아 있었다.

그는 정말 끝까지 변할 수 있을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예전처럼 일에 파묻혀 버리는 건 아닐까?

어느 날, 서진은 일부러 도윤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예전 같았으면 그녀가 조금이라도 거리를 두면 도윤이 먼저 다가왔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도윤은 조급해하지 않았고, 억지로 붙잡지도 않았다.

대신 그녀가 필요할 때 곁에 있겠다는 듯이 묵묵히 기다리고 있었다.

며칠 후, 서진은 조용히 그를 찾아갔다.

“왜 연락 안 했어요?”

도윤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네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어.”

그의 배려심 깊은 말에 서진은 또 한 번 그의 변화를 실감했다.

그는 정말로 변했다. 그리고 그 변화를 끝까지 지켜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그녀는 깊은 숨을 들이마신 후 도윤을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졌다.

“이번 생에서는, 우리가 진짜 사랑을 완성할 수 있을까요?”

도윤은 그녀의 말을 곱씹으며, 한동안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봤다.

그러다 문득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난 처음부터 너만 사랑했어.”

그의 말에 서진의 눈가가 살짝 흔들렸다. 그리고 그녀는 조용히 그의 손을 꼭 잡았다.

두 번째 인생에서, 두 사람은 비로소 같은 곳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두 번 사는 남자""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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