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선택의 기로

6화: 선택의 기로

도윤은 달라진 자신을 서진에게 보여주기로 했다.

과거처럼 그녀를 억지로 붙잡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녀의 결정을 존중하고, 그녀가 원하는 방향을 지켜보겠다고.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불안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녀가 정말로 자신 없이 살아가고 싶다면, 그 선택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어느 저녁, 도윤은 서진과 다시 마주했다.

카페 창가에 앉아 있던 그녀는 도윤이 다가오자 짧게 인사했다.

“먼저 연락할 줄 몰랐어요.”

“너와 이야기하고 싶었어.”

도윤은 담담하게 말했다.

“서진아, 넌 요즘 행복해?”

서진은 그의 질문에 살짝 놀란 듯했다.

한동안 침묵하던 그녀는 조용히 커피잔을 만지작거리며 입을 열었다.

“솔직히 말하면… 이제야 내 삶을 찾은 기분이에요.”

도윤은 그 말이 가슴을 후벼 파는 듯했지만,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네가 원하는 삶을 찾았다니 다행이네.”

“도윤 씨가 변했다는 건 알겠어요.”

서진은 깊은 한숨을 쉬며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저는 이제 한도윤 없이 사는 법을 배우고 싶어요.”

예전 같았으면 그는 즉각적으로 화를 냈을 것이다.

서진을 붙잡고, 다시 생각해보라고 설득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싶었지만, 그저 조용히 바라볼 뿐이었다.

“네가 원한다면 그렇게 하자.”

서진의 눈이 흔들렸다.

예상치 못한 반응에 그녀는 순간 말을 잇지 못했다.

도윤은 그제야 그녀가 당황했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도 그의 변화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며칠 후, 서진은 도윤을 떠올렸다.

그의 말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네가 원한다면 그렇게 하자.’

그는 정말로 자신을 붙잡지 않았다.

한도윤이라면, 늘 자신의 뜻대로 밀어붙이던 그라면,

결코 그렇게 쉽게 놓아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왜… 왜 이렇게 흔들리는 거지?’

서진은 마음이 복잡해졌다.

과거의 도윤이 아니었다.

변한 그의 모습이 그녀의 마음을 흔들고 있었다.

한편, 도윤은 회사에서의 업무를 마친 후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는 서진이 떠난 후에도 그녀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가갈 명분이 없었다.

그녀가 원하는 삶을 존중하겠다고 했으니까.

그러나 마음 한편에서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혹시 그녀도 흔들리고 있는 건 아닐까?’

그의 다짐이 흔들리지 않도록 그는 다시금 결심했다.

서진이 자신을 선택하지 않더라도,

그녀가 행복하기를 바라기로.

그리고 정말로 그녀가 자신에게 돌아오길 원한다면,

이번엔 그녀의 선택으로 하게 만들겠다고.

서진은 도윤과의 대화를 곱씹으며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그는 정말 변했다.

더 이상 예전처럼 강압적이지도,

자신의 뜻만을 밀어붙이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이상했다. 그가 붙잡아 주길 바라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그에게 상처받았던 기억보다,

함께했던 따뜻한 순간들이 더 선명하게 다가왔다.

그렇게 고민하던 어느 날, 서진은 친구 지혜를 만나 고민을 털어놓았다.

지혜는 한참을 듣고 난 뒤 한마디 했다.

“넌 정말 도윤씨 없이 살고 싶은 거야?”

서진은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한동안 입을 다물고 있던 그녀는 겨우 입을 열었다.

“그게… 나도 모르겠어.”

“그럼 답은 나온 거네.”

지혜는 씩 웃으며 말했다.

“도윤이 변했다면, 너도 변할 수 있는 거 아냐?”

서진은 그 말을 곱씹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문득, 도윤이 자신을 위해 커피를 내려주던 모습이 떠올랐다.

사소한 행동이었지만, 그때의 그는 너무나 다정했다.

그리고 지금도, 그는 자신의 선택을 존중해 주고 있었다.

그날 밤, 서진은 휴대폰을 들고 도윤의 연락처를 바라보았다.

메시지를 보낼까 망설이던 그녀는 결국 짧게 타이핑했다.

[우리, 다시 한번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보낸 메시지를 바라보며 그녀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도윤에게서 답장이 도착했다.

[언제든지.]

7화: 놓아주기 vs 붙잡기

7화: 놓아주기 vs 붙잡기

도윤은 다시 한 번 자신이 회귀했다는 사실을 곱씹었다.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리라 다짐했지만, 정작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답을 찾기가 어려웠다.

"두 번 사는 남자""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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