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는 게임을 종료하고도 한참 동안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버스 사고, 강철의 정체, 그리고 유리아의 태연한 반응.
이 모든 것이 단순한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이상했다.
‘그냥 느낌이 그랬어요.’
그녀가 한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느낌만으로 사람이 죽고 다치는 사고를 피할 수 있을까?
강철이 사기꾼이라는 걸 한눈에 알아본 것도 그렇다. 이건 단순한 촉이 아니다. 뭔가 더 있다.
유리아에 대한 조사
성우는 의심을 떨쳐내지 못하고 유리아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녀가 처음 길드에 들어온 시점부터 차근차근 기억을 되짚었다.
그녀는 언제나 정확했다. 던전 공략, 아이템 시세 변화, 심지어 길드원들의 개인적인 성향까지 그녀는 자신의 손바닥 보듯 알고 있었다.
‘이게 다 우연이었을까?’
그는 인터넷 검색창에 ‘유리아’, ‘유리아 게이머’, ‘유리아 길드’ 등을 검색해보았다. 하지만 별다른 정보는 나오지 않았다. 그녀의 존재는 마치 가상의 캐릭터처럼 현실에선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
‘SNS도 없고, 검색해도 아무것도 안 나와… 이상하잖아.’
그녀는 대체 누구일까?
게임 속에서 다시 만난 유리아
다음 날 밤, 성우는 게임에 접속했다. 평소처럼 길드원들과 인사를 나누던 중
유리아가 접속했다는 알림이 떴다.
유리아 님이 로그인하셨습니다.
성우는 채팅창에 메시지를 보냈다.
“유리아 님, 잠깐 대화할 수 있을까요?”
유리아는 한참을 말이 없더니 결국 답장을 보냈다.
“네. 어디서 만날까요?”
둘은 게임 속 한적한 장소에서 만났다. 성우는 망설이다가 결국 물었다.
“솔직히 말해줘요. 어떻게 그런 걸 아는 거예요?”
유리아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네요.”
“버스 사고, 강철의 정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는 거, 본인도 알잖아요.”
그녀는 성우를 타이르듯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성우 님,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봐요. 저는 단지 좀 더 넓게 보고 있을 뿐이에요.”
“좀 더 넓게 본다니?”
유리아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사람들이 흘려보내는 작은 단서들, 분위기, 흐름… 그런 걸 볼 수 있다면 많은 걸 예측할 수 있어요.”
성우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게 전부예요?”
유리아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곧 로그아웃했다.
점점 깊어지는 의심
성우는 답답했다. 그녀의 말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
사람의 미래를 예측한다는 게 단순히 분위기와 흐름을 읽는 능력만으로 가능한 일일까?
그는 다시 검색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과거에 대해 더 깊이 파고들기로 결심했다.
‘뭔가 있을 거야. 반드시 찾아내겠어.’
그의 머릿속에는 단 하나의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다.
유리아의 정체를 밝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