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붉은 용의 심판

8화: 붉은 용의 심판

그 목소리는 강렬한 기운을 품고 있었다.

순간, 숲의 움직임이 잠시 느려졌다.

레이건과 카시아가 동시에 목소리가 들려온 곳을 바라보았다.

어둠을 뚫고 나타난 것은 황제 카이로스 발렌티스였다.

그는 검은 망토를 휘날리며 말을 타고 전장의 중심으로 나아왔다.

그의 붉은 눈동자는 흔들림 없이 카시아를 향하고 있었다.

"카시아,"

그가 나직이 말했다.

"이제 그만 항복해라."

카시아는 단호한 표정으로 황제를 노려보았다.

"항복? 당신은 내가 무릎 꿇을 거라고 생각하는군요."

황제는 미소를 지었다.

"무릎을 꿇지 않아도 좋다. 하지만 네가 내 것이 되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카시아는 이를 악물었다.

그녀의 손끝에서 다시금 숲의 기운이 피어올랐다.

그러나 황제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가 손을 들자, 제국군 후방에서 강력한 마법진이 펼쳐졌다.

붉은 숲의 기운을 억누르려는 황제의 힘이 작용하고 있었다.

"역시 준비해 왔군요."

카시아는 낮게 속삭였다.

레이건이 그녀 옆으로 다가왔다.

"황제를 직접 상대할 생각인가?"

카시아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를 끝내야만, 이 전쟁도 끝날 거예요."

레이건은 미소를 지었다.

"그럼, 끝내자."

그 말과 함께, 붉은 용이 마지막 포효를 내질렀다.

전장은 최후의 결전을 맞이하고 있었다.

붉은 용의 눈동자가 피처럼 붉게 빛났다.

하늘을 가르는 거대한 날갯짓과 함께,

용의 몸에서 이글거리는 불길이 뿜어져 나왔다.

뜨거운 열기가 전장을 감싸며 제국군의 진영을 흔들었다.

병사들은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렸고, 일부는 말을 버리고 도망쳤다.

그러나 황제는 이 상황을 예측하고 있었다.

그가 전장에 배치한 자들은 단순한 병사들이 아니었다.

황제의 직속 마법 부대, '황제의 그림자'라 불리는 마법사들이

후방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용을 상대로 단순한 무력 전투는 의미가 없었다.

황제는 누구보다 용의 힘을 잘 알고 있었고,

그것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마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있었다.

붉은 용은 단순한 야수가 아니라,

대지의 정령과도 같은 존재였다.

오직 고대의 봉인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황제의

그림자 부대만이 그것을 구속할 수 있었다.

그들은 전쟁이 시작되기 전부터 붉은 용을 포획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제 시작하지."

한 마법사가 낮게 속삭이며 손을 뻗었다.

순식간에 마법진이 형성되었다.

붉은 빛을 띠는 기이한 문양이 땅을 뒤덮었고,

수십 명의 마법사들이 동시에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하늘이 일순 어두워졌고, 대지를 울리는 듯한 거대한 기운이 퍼져 나갔다.

붉은 용이 하늘에서 포효하며 강력한 화염을 뿜어내는 순간,

공기 중에서 거대한 사슬이 형성되었다.

그것은 불길처럼 빛나며 용의 몸을 감아 올렸고,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꿈틀거리며 조여들었다.

카시아는 이를 악물고 황제의 마법진을 응시했다.

"저 마법은... 용을 포획하려는 거예요!"

레이건이 곁에서 검을 빼 들었다.

"그렇다면 끊어야겠지."

그러나 사슬이 붉은 용의 몸을 완전히 감싸기 시작하면서,

용의 움직임이 점점 둔해졌다. 포효도 점점 낮아졌고,

마법진이 빛을 발하며 그 힘을 극대화하고 있었다.

붉은 숲의 수호신과도 같은 존재였던 붉은 용이,

이대로 황제의 손에 넘어가게 된다면 전세는 완전히 역전될 것이다.

카시아는 눈을 감고 숲의 힘을 불러냈다.

그녀의 주변에서 붉은 빛이 피어올랐고,

그녀의 손끝에서 거대한 나무뿌리가 솟아올라 마법진을 향해 돌진했다.

그러나 마법진을 유지하는 마법사들이 즉각 대응했다.

강력한 방어막이 생성되며 카시아의 공격을 막아냈다.

황제는 멀리서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며 미소를 지었다.

"결국 내 것이 될 것이다, 붉은 용아."

9화: 최후의 선택

9화: 최후의 선택

붉은 용은 온 힘을 다해 몸부림쳤다. 사슬이 조여들수록 눈빛이 점점 더 강렬하게 타올랐다. 그리고 마침내, 용의 눈에서 한 줄기 붉은

"용을 길들이는 여인""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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