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이연을 지키기 위한 선택

8화: 이연을 지키기 위한 선택

눈부신 빛이 시야를 덮으며 수진의 몸이 다시 시간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차가운 공기와 함께 의식이 흔들렸고,

귓가에는 마치 바람이 속삭이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마음속으로 외쳤다.

‘이번에는 반드시 이연을 지키겠어.’

그리고, 그녀의 발밑에 다시 단단한 땅이 닿았다.

수진이 눈을 떴을 때, 그녀가 서 있는 곳은 낯익은 한양의 거리였다.

하지만 평소와 달랐다. 거리는 어두웠고, 한밤중이었으며,

공기마저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마치 폭풍 전야처럼.

그녀는 본능적으로 이연이 있는 곳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움직였다.

하지만 발걸음을 떼자마자 귀에 거친 목소리가 들려왔다.

“놈을 찾았다! 잡아라!”

수진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급히 몸을 숨기며 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이연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평소의 단정한 모습이 아니었다.

옷이 찢어지고 얼굴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

그리고 그를 둘러싼 것은 무장한 병사들이었다.

‘이미 음모에 휘말려버렸어…!’

수진은 이를 악물었다. 그녀가 돌아온 순간, 이연은 이미 적들에게 포위되어 있었다.

그녀가 도착하는 순간마저도 운명이 결정되어 있었던 것처럼.

시계의 진정한 힘을 깨닫다

수진은 손목의 시계를 움켜쥐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단순히 시간을 넘나드는 힘을 쓰는 것이 아니었다.

시계를 사용할수록 그녀는 알게 되었다.

이 시계는 단순한 시간 이동 장치가 아니었다.

그것은 ‘운명의 균형’을 조정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시계가 선택한 자는 단순히 시간을 오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존재였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선택해야 했다.

‘이연이 이대로 죽게 놔둘 수 없어.’

하지만 그 대가는 분명했다.

시계를 조작할수록 그녀는 점점 더 중요한 기억을 잃어갈 것이었다.

그녀는 주저했다.

하지만 그 순간, 시계가 스스로 반응하는 듯 빛을 내며 그녀의 몸을 감쌌다.

빛이 퍼지는 순간, 그녀의 시야가 확장되었다.

마치 다른 차원의 문이 열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는 ‘가능성’을 보았다.

이연이 살아남을 수 있는 단 하나의 길.

그 길을 선택하면, 그녀는 그를 구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현재의 역사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일.

그녀가 알고 있던 모든 미래가 변하는 일이었다.

‘이연을 살릴 수 있다면… 내가 모든 것을 잊는다 해도 괜찮아.’

그녀는 결심했다.

그 순간, 그녀의 손에서 강한 힘이 퍼져나갔다.

병사들의 움직임이 순간적으로 느려졌다.

그리고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할 때, 그녀는 완전히 다른 위치에 서 있었다.

이연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어 있었다.

병사들은 혼란에 빠져 서로를 바라보았다.

누군가의 명령이 어긋난 듯했다.

그리고 그 틈을 타 이연은 몸을 날려 도망칠 수 있었다.

수진은 그를 향해 달려갔다.

“이연! 괜찮아요?”

이연은 숨을 몰아쉬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건… 어떻게 된 일이오?”

그녀는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나는… 당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어요.”

하지만 그녀는 알 수 있었다.

방금 전 그녀가 바꾼 이 순간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을.

이연이 수진을 붙잡았지만, 그녀의 눈빛이 점점 흐려지고 있었다.

그녀는 그를 바라보며 마지막으로 속삭였다.

“나를 기억해줘요.”

그 말과 함께, 그녀의 몸이 빛 속으로 사라졌다.

이연은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지만, 그녀는 이미 그의 곁을 떠나고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병사들이 쓰러졌고, 역사의 흐름이 바뀌었다. 하지만 이연은 알았다.

그녀의 기억 속에서 자신이 사라지고 있을 것이라는 것을.

그러나 그는 결코 그녀를 잊지 않을 것이었다.

그녀가 그를 위해 모든 것을 걸었던 것처럼,

그는 그녀를 찾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기다릴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다시 돌아올 날을 믿으며.

9화: 시간을 넘은 사랑

9화: 시간을 넘은 사랑

수진이 사라진 후, 모든 것이 변해버렸다. 그녀가 희미한 빛과 함께 사라진 그 순간,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주변의 공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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