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운명의 파티 매칭

1화: 운명의 파티 매칭


“힐, 힐이 필요해요! 루미엘님, 제발!”

새빨간 체력 게이지가 위태롭게 깜빡이는 화면을 보며
윤하는 빠르게 손가락을 움직였다.
VR 장비를 착용한 상태였지만 손의 감각은 실제와 다름없었다.
눈앞에 보이는 거대한 마왕의 손길이 길드원들에게 닿기 직전,
그녀는 광역 힐 스킬을 사용했다.

빛의 파장이 퍼지며 파티원들의 체력이 순식간에 회복되었다.
동시에 「제이든」이라는 닉네임이 떠 있는 거대한 검을 든 남자가
앞으로 뛰쳐나가 마왕의 공격을 막아냈다.

“좋아! 이거지. 역시 우리 길드에 너를 받아들인 건 신의 한 수였어.”

그의 목소리는 웃음기가 섞여 있었다. 윤하는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
게임 속에서는 현실과 달리 그녀도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플레이어였다.

하지만 그녀가 「미드나잇 크라운」 길드에 들어온 지는 이제 겨우 일주일 남짓.
길드 리더인 「제이든」과 이렇게 가까워질 줄은 몰랐다.

“집중하세요. 아직 마왕 피 10% 남았어요.”

윤하는 쿨타임이 돌아오는 즉시 다시 힐을 날리며 말했다.
그러자 「제이든」이 웃으며 검을 높이 치켜들었다.

“알지. 마무리는 내 몫이니까.”

그의 검에서 강렬한 붉은빛이 퍼졌다.
그리고 그 순간, 거대한 마왕의 마지막 비명이 들려오며
사방에 화려한 이펙트가 터졌다.

【 마왕 ‘발더크’ 처치 완료! 】

【 MVP: 제이든 】

【 서포트 공헌도 98% - 루미엘 】

화면에 뜨는 공지창을 보며 윤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번 레이드에서 그녀는 완벽한 서포터였다.

“와, 루미엘님 진짜 힐러의 신 아니세요?”

길드원이 감탄하며 채팅을 쳤다. 다른 멤버들도 칭찬을 이어갔다.

“저번 레이드 때보다 훨씬 안정적이었어.”

“아무래도 제이든 형님이 직접 훈련시킨 덕분 아닐까요?”

윤하는 당황스러웠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며칠 동안 「제이든」이 직접 그녀의 힐링 타이밍과
위치 선정 등을 코칭해주었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그와 함께하면서 실력도 늘고 재미도 배가됐다.

그때, 「제이든」이 길드 채팅에 메시지를 남겼다.

【 제이든: 루미엘, 끝나고 잠깐 이야기할 수 있어? 】

길드 채팅방이 잠시 조용해졌다.
순간적으로 윤하는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대체 무슨 일일까?

【 루미엘: 네. 】

몇 초 후, 「제이든」과 단둘이 있는 음성 채팅방이 열렸다.

“루미엘.”

그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윤하는 긴장했다.
화면에는 검을 등에 멘 멋진 남성 캐릭터가 서 있었다.
검은 머리에 깊은 푸른 눈동자가 인상적인 캐릭터.
그녀는 게임을 시작한 이후로 「제이든」의 얼굴을 익숙하게 봐왔지만,
이렇게 단둘이 마주하고 있자니 어색했다.

“혹시… 이번 주말에 시간 있어?”

“네?”

“길드 오프라인 모임이 있는데, 너도 오면 좋겠어.”

“아… 제가 가도 될까요?”

윤하는 고민했다. 게임 속에서는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지만,
현실에서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익숙하지 않았다.
게다가 「제이든」은 인기 있는 길드 리더였다. 왠지 부담스러웠다.

“당연하지. 너 요즘 길드에서 가장 핫한 멤버잖아.”

그의 장난기 섞인 목소리에 윤하는 웃음을 터뜨렸다.

“알겠습니다. 장소랑 시간 알려주세요.”

“좋아, 기대할게.”

그와의 대화가 끝난 후 윤하는 헬멧을 벗었다.
VR 장비에서 빠져나오자 현실의 방이 나타났다.
아늑한 원룸 속에서, 그녀는 여전히 가슴이 두근거리는 걸 느꼈다.

‘이상하네. 그냥 게임인데, 왜 이렇게 설레는 거지…?’

그러나 그녀는 아직 알지 못했다. 곧 만나게 될 ‘현실 속 제이든’이 누구인지.

2화: 제이든과의 특별 훈련

2화: 제이든과의 특별 훈련

오프라인 모임을 앞두고 윤하는 고민에 빠졌다. 가야 할까, 말아야 할까? 평소라면 당연히 가지 않겠지만, 「제이든」이 직접 초대한 만큼 거절하기도

"VR 게임 속 그 남자""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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