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이제 다 괜찮아, 내가 지켜줄게

10화: 이제 다 괜찮아, 내가 지켜줄게

수경은 지훈을 만나야겠다고 결심했다.

피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그녀가 느끼는 감정이 무엇이든, 이제는 정면으로 마주해야 했다.

약속 장소는 지훈의 카페였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그 공간에서, 그녀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지훈은 이미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왔네요.”

그의 차분한 목소리에 수경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하지만 결국 입을 열었다.

“서지훈 씨… 아니, 동우 씨.”

지훈의 눈이 살짝 흔들렸다.

하지만 그는 말없이 기다렸다.

수경은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이제… 더 이상 만나는 건 힘들 것 같아요.”

지훈은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게 정말 한수경 씨가 원하는 거예요?”

그녀는 흔들리는 마음을 애써 다잡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 순간, 지훈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저는…이제 한수경 씨가 없으면 살아가기 힘들 것 같아요.”

수경의 눈이 커졌다.

지훈은 그녀를 향해 한 걸음 다가섰다.

“그리고… 난 동우예요.”

그 한마디에, 그녀의 머릿속이 하얘졌다.

“뭐라고요…?”

지훈은 흔들리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난 기억을 잃었지만… 네가 내 기억의 일부라는 건 확신해.

그러니까, 함께 기억을 찾아보지 않을래요?”

수경의 심장이 세차게 뛰었다.

“하지만… 동우는 스스로 기억을 지웠어요.”

“그래요.”

지훈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지금은 후회하고 있어. 기억을 되찾든,

아니면 그대로 살아가든… 이제 난 네가 없이는 안 될 것 같아.”

그녀는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동우를 떠올리게 하는 눈빛.

하지만 지금은 지훈의 것이기도 했다.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기억을 되찾아도…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

지훈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둘은 함께 기억을 찾기로 했다.

사라진 조각들을 되짚으며, 잃어버린 순간들을 하나하나 맞춰나갔다.

하지만 기억이 돌아올수록 지훈은 점점 더 고통스러워했다.

“머리가… 깨질 것 같아….”

그는 고통에 몸을 웅크렸다.

수경은 그의 곁을 지키며 다급히 말했다.

“그만해요! 이대로 가다간….”

하지만 지훈은 이를 악물고 기억을 쫓았다.

마지막 조각은 수경의 집에 남아 있었다.

그곳에서 그들은 한 권의 노트를 발견했다.

지훈이 떨리는 손으로 노트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그 속의 글귀를 보자마자, 그의 눈이 흔들렸다.

“이건….”

그 순간, 그의 의식이 희미해졌다.

수경이 다급히 그의 이름을 불렀다.

“지훈 씨! 아니… 동우야!”

얼마 후, 지훈의 의식이 돌아왔다.

그는 천천히 눈을 떴고, 눈앞에 있는 수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뜨거운 눈물이 그의 눈가를 적셨다.

“수경아….”

수경은 조용히 그의 이름을 불렀다.

“동우야….”

그는 오열했다.

“미안해… 미안해….”

그녀는 그를 감싸 안았다.

“너의 고통이 무엇이든, 난 영원히 너와 함께할 거야.”

그들의 입술이 닿았다. 깊고, 간절한 입맞춤이었다.

기억을 되찾은 동우와, 끝까지 그를 기다린 수경.

그들은 다시 하나가 되었다.

며칠 후, 두 사람은 함께 동우의 과거를 다시 되짚어보기 위해 익숙한 장소를 찾아갔다.

그들이 처음 만났던 거리, 처음 손을 잡았던 공원, 그리고 마지막으로 헤어졌던 장소까지.

동우는 조용히 말했다.

“이 모든 순간들이 사라진 줄 알았는데… 다 남아 있었어.”

수경은 그의 손을 꼭 잡으며 미소 지었다.

“그러니까 이제 사라지게 두지 마.”

동우는 그녀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영원히 함께할 거야.”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속삭였다.

“이제 내가 널 지켜줄게.”

노을이 지는 거리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애틋하게 바라보았다.

"나만 기억하는 거니? 첫사랑.""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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