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후, 서연과 이안은 마지막 재료인 ‘영혼의 꽃’을 찾아 의식을 준비한다.
보름달이 뜬 밤, 두 사람은 저택 가장 깊숙한 방에서 의식을 시작한다.
서연은 떨리는 손으로 제단 위에 영혼의 꽃을 올려놓고 주문을 외우기 시작한다.
방 안은 신비로운 빛으로 가득 차고, 기온이 급격히 내려간다.
의식이 진행될수록 서연의 몸은 점점 약해져 간다.
이안은 고통스러워하는 서연을 보며 불안에 휩싸인다.
그는 서연을 붙잡고 싶지만, 유령인 자신은 그녀를 만질 수 없다.
“서연! 그만둬! 제발!”
이안은 간절하게 외친다.
하지만 서연은 멈추지 않는다.
그녀는 마지막 주문을 외우기 시작한다.
그 순간, 제단에서 강렬한 빛이 뿜어져 나오며 방 안을 가득 채운다.
서연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던 빛과 제단의 빛이 하나로 합쳐지며
거대한 에너지 파동을 일으킨다.
서연은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며 제단 앞에 쓰러진다.
이안은 절망적인 표정으로 서연에게 달려가 그녀를 안으려 하지만, 그의 손은 허공을 가른다.
그때, 이안의 몸에서 희미한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한다.
그는 서연에게 닿을 수 없다는 절망감에 극도의 슬픔을 느끼고,
그 순간 그의 영적인 에너지가 일시적으로 증폭된 것이다.
이안의 에너지는 서연에게 향하고, 서연의 몸을 감싸 안는다.
차가운 기운이 서연의 몸을 감싸면서 그녀의 생명력을 조금씩 회복시킨다.
서연의 고통은 잦아들고, 숨소리가 다시 돌아온다.
이안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서연을 바라본다.
그는 서연을 구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도,
그녀를 위험에 빠뜨릴 뻔했다는 죄책감에 휩싸인다.
의식은 중단되었지만,
이안의 일시적인 에너지 증폭으로 인해 저주에 미세한 균열이 생긴다.
이안은 전보다 조금 더 실체에 가까워진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그는 서연을 다시 위험에 빠뜨릴까 두려워하며 그녀에게서 거리를 두려고 한다.
서연은 의식 후유증으로 며칠 동안 앓아눕는다.
이안은 곁에서 그녀를 지켜보지만, 차마 가까이 다가가지 못한다.
그는 서연을 사랑하지만, 그녀를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은 마음에 괴로워한다.
서연이 깨어난 후, 이안은 그녀에게 차갑게 대하며 밀어내려고 한다.
“당신은… 이제 그만 돌아가세요. 더 이상… 나 때문에 위험해지지 마세요.”
서연은 이안의 차가운 태도에 상처받지만,
그의 진심을 알고 있기에 더욱 그를 붙잡으려 한다.
“당신은… 저를 밀어낼 수 없어요. 저는… 당신을 사랑하니까.”
이 사건을 통해 두 사람의 사랑은 더욱 깊어지지만,
동시에 이안의 내적 갈등은 극에 달한다.
그는 서연을 사랑하지만, 그녀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괴로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