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봉쇄된 진실의 문

7화: 봉쇄된 진실의 문

아리아는 일기장에 기록된 모든 정황과 추론을 통해

류 재상과 대비의 음모를 확신하게 되었다.

하지만, 법정에서 효력을 발휘할 명확한 물증,

특히 흑독초가 실제로 황제에게 사용되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필요했다.

그녀는 일기장에 답답한 심정을 적었다.

‘흑독초… 그것이… 폐하를… 중독시킨… 독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직접적인… 증거를… 찾을 수 있을까…?’

아리아는 고독한 상황 속에서 냉철하게 생각했다.

의관들의 진료 기록에는 단순한 ‘급성 복통’으로 기록되어 있었다.

찻잔에서 발견한 미량의 가루만으로는 흑독초를 입증하기에 부족했다.

‘폐하께서… 쓰러지셨을 때… 찻잔에서… 채취했던… 약초 가루…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더욱… 확실한… 증거가… 필요하다.

폐하의… 주변에서… 흑독초의… 흔적을… 찾아야 한다.’

아리아는 사건 현장을 다시 조사하듯, 황제의 처소를 다시 한번 꼼꼼히 살펴보기로 했다.

대비의 감시는 더욱 삼엄해졌지만, 그녀는 위험을 감수하기로 했다.

진실을 밝히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그녀는 밤늦게 황제의 침실에 잠입했다.

주변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마치 그림자처럼 조용히, 마치 비밀 임무를 수행하듯 냉정하게 행동했다.

황제의 침실에 들어선 아리아는 황제가 평소 사용하는 물건들을 하나하나 자세히 살폈다.

그러던 중, 그녀의 시선이 작은 향로에 멈췄다. 황제가 평소 애용하는 향로였다.

‘이 향로… 폐하께서… 평소에… 자주… 사용하시던… 향로다.

혹시… 이 안에… 흑독초의… 흔적이…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아리아는 향로 안의 향 재를 조심스럽게 작은 병에 담았다.

하지만 단순히 향 재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녀는 향로의 안쪽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리고 놀랍게도, 향로 안쪽 바닥에 미세한 검은색 가루가 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은… 분명… 흑독초의… 가루다! 향 재에 섞여… 타지 않고… 남아 있었던 것이다!’

아리아는 작은 칼로 조심스럽게 그 가루를 긁어 모아 다른 병에 담았다.

이제 그녀는 흑독초의 흔적을 두 가지 형태로 확보한 것이다.

찻잔에서 채취한 가루와 향로 안쪽에서 발견한 가루.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아리아는 더욱 확실한 증거, 즉 흑독초 그 자체를 찾기로 했다.

그녀는 황제의 침실에 있는 약재들을 보관하는 작은 서랍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서랍 안쪽 깊숙한 곳에서, 작은 천 조각에 싸인 말린 약초 잎들을 발견했다.

잎의 모양과 색깔, 그리고 독특한 향을 맡아본 아리아는 그것이 흑독초 잎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누군가가 흑독초를 보관하기 위해 몰래 숨겨둔 것이었다.

‘이 잎들은… 흑독초가… 어디에서… 왔는지… 밝혀줄…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아리아는 흑독초 잎이 싸여 있던 천 조각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천 조각의 한쪽 귀퉁이에 희미하게 새겨진 문양을 발견했다.

마치 셜록이 미세한 단서를 통해 범인의 정체를 추론하듯,

아리아는 그 문양을 통해 흑독초의 출처를 추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증거를 확보한 아리아는 일기장에 이 모든 과정을 자세하게 기록했다.

향로에서 흑독초 가루를 발견한 경위, 약초 잎을 찾아낸 장소,

그리고 천 조각의 문양까지, 모든 것을 빠짐없이 기록했다.

이제 그녀는 일기, 서신, 그리고 흑독초 가루가 담긴 두 개의 병, 잎, 천 조각까지

모든 증거를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황제를 직접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정 태감에게 모든 것을 전달하기로 결심했다.

대비의 눈을 피해 은밀하게 연락을 취할 방법을 모색했다.

과거 자신을 도왔던 하급 무관을 떠올린 아리아는 정 태감에게

약속 시간과 장소를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며칠 후, 아리아는 밤늦게 정 태감의 처소 근처에서 그를 기다렸다.

대비의 눈을 피해 은밀하게 만나기 위함이었다.

마치 비밀 접선을 하듯, 그녀는 주변을 경계하며 조용히 기다렸다.

잠시 후, 어둠 속에서 정 태감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는 아리아를 발견하고 깜짝 놀랐지만, 곧 그녀에게 다가왔다.

“황후 마마… 어찌… 이런 밤에…”

정 태감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아리아에게 물었다.

아리아는 다급하게 말했다.

“태감… 시간이 없습니다. 대비의 감시가… 더욱… 삼엄해졌습니다.

저는… 폐하께… 전해야 할…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아리아는 품에서 일기장과 흑독초가 담긴 작은 병 두 개,

흑독초 잎과 천 조각, 그리고 이전에 보냈던 서신의 내용을

다시 한번 간략하게 정리한 쪽지를 함께 건네주었다.

정 태감은 황제의 유년 시절부터 곁을 지켜온 오랜 친구이자, 가장 신뢰하는 신하였다.

그는 권력 다툼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으며, 오직 황제의 안위만을 걱정하는 충직한 인물이었다.

황제 역시 정 태감을 진심으로 믿고 의지했으며, 그에게는 허심탄회하게 속마음을 털어놓곤 했다.

대비조차도 황제의 이러한 신임을 알고 있었기에, 정 태감을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

아리아는 이러한 정 태감의 성품을 알고 있었기에, 그에게 모든 것을 맡기기로 결심한 것이었다.

정 태감은 아리아가 건넨 물건들을 조심스럽게 받아 들었다.

그는 아리아의 다급한 표정에서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그는 황제의 안위를 걱정하는 동시에, 아리아의 용기에 감탄했다.

“황후 마마… 염려 마십시오.

제가… 반드시… 폐하께… 이 모든 것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정 태감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아리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그녀의 안전을 걱정하는 눈빛을 보냈다.

그는 황제의 오랜 친구로서, 그리고 충신으로서,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이제 모든 것은 정 태감의 손에 달려 있었다.

아리아는 궁궐로 돌아왔지만,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듯, 그녀는 냉정하게 상황을 주시할 뿐이었다.

8화: 진실의 열쇠

8화: 진실의 열쇠

정 태감은 아리아에게 받은 일기, 서신, 그리고 흑독초 증거를 품에 안고 황제를 만나기 위해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그는 대비의 눈을 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