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황제를 유혹하는 포로

4화: 황제를 유혹하는 포로

궁정의 음모가 소용돌이치는 가운데,

시엘은 레온을 하나의 말로 사용하려 했다.

하지만 레온 역시 순순히 끌려갈 인물이 아니었다.

그는 철저하게 시엘의 속내를 파악하며 조금씩 균열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궁정에서는 레온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반란군의 왕세자를 살려둔 황제의 의도에 대한 의심이 커졌다.

대신들은 그의 목숨을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시엘은 이를 무시했다.

“내 판단을 의심하는 자는 더 이상 내 곁에 있을 필요가 없다.”

시엘의 단 한마디에 궁정은 다시 조용해졌다.

하지만 그 침묵 속에서도 레온은 시엘을 향해 웃었다.

“나를 체스판 위의 말로 쓰려는 건가?”

레온은 시엘의 곁에 서서 조용히 물었다.

그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도발적이었다.

“그렇게 날 가두고 싶다면, 황제의 품 안에 머물러 주지.”

그 말에 시엘의 시선이 흔들렸다.

자신을 완전히 조종하려는 황제를 향해,

레온은 오히려 그를 더 깊이 유혹하려 했다.

시엘은 그의 속내를 의심했다.

레온이 자신을 속이고 있는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는 레온의 존재가 점점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궁정의 권력 싸움이 격화되는 와중에도,

두 사람 사이의 긴장감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서로를 이용하려는 듯, 하지만 그 안에 깃든 감정은 점점 불분명해지고 있었다.

그날 밤, 연회가 끝난 뒤 시엘은 홀로 자신의 방에서 와인을 기울였다.

문득, 레온의 미소가 떠올랐다. 단순한 포로의 태도가 아니었다.

그는 분명 도망칠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시엘은 또 다른 감정을 읽었다.

레온은 시엘을 시험하고 있었다.

다음날, 시엘은 레온을 개인 서재로 불렀다.

책들이 가득한 공간,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두 사람만이 마주했다.

“이제 내 곁에서 살아갈 방법을 찾을 때가 됐다.”

시엘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레온은 미소를 지으며 책장에서 책 한 권을 꺼내 들었다.

“황제의 옆자리는 항상 피로 얼룩져 있지 않나?”

시엘은 눈을 가늘게 뜨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 자리에서 살아남을 자신은 있나?”

레온은 책을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내가 살아남아야 네 체스판 위의 말이 되는 거겠지. 하지만 문제는...”

그는 천천히 시엘에게 다가갔다.

“정말 날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

시엘은 그 거리감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낮게 웃었다.

“네가 날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나?”

순간, 두 사람 사이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레온은 한 걸음 물러나며 입꼬리를 올렸다.

“속이지 않는다. 다만, 더 깊이 들어갈 뿐.”

시엘은 레온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 남자는 단순한 포로가 아니다.

그를 이용하려 했던 것이 결국 자신을 흔드는 계기가 되고 있었다.

며칠 후, 레온은 궁정 연회에 초대되었다.

황제의 허락 없이 외부 인사와 마주할 기회가 없는 포로였기에,

이 자리는 특별한 의미를 가졌다.

연회장에서 레온은 일부러 대신들의 시선을 받으며 행동했다.

귀족들에게 적절한 농담을 던지고, 황제의 옆에서 자연스럽게 와인을 따랐다.

그의 태도는 마치 황제의 측근처럼 보였다.

시엘은 그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건가?’

연회가 끝나갈 무렵, 레온은 천천히 시엘에게 다가와 속삭였다.

“내가 체스판 위의 말이라면, 너도 마찬가지야.”

그 순간, 시엘은 자신이 완전히 레온을 통제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황제와 포로의 관계는 단순한 주종을 넘어,

더 위험한 선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끝에 무엇이 있을지, 시엘조차 알 수 없었다.

5화: 도망칠 수 없는 감정

5화: 도망칠 수 없는 감정

시엘은 레온을 완전히 지배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레온이 오히려 자신을 흔들고 있음을 깨닫기 시작했다. 마치 얽매어 있는 것은 레온이

"왕의 포로""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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